오디세이아는 어떤 이야기이고, 왜 계속 영화가 될까

2026년 8월 7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어제 국내 개봉했습니다.

원작은 3천 년 가까이 된 서사시입니다.

그 오래된 이야기가 왜 이렇게 자주 화면으로 돌아오는지 궁금해집니다.

3줄 요약
1. 오디세이아는 전쟁 뒤 귀향을 다룬 서사시입니다
2. 전체 24권, 이야기 중간에서 시작합니다
3. 에피소드가 독립적이라 각색하기 좋습니다

줄거리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집에 가는 이야기입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고, 그리스 쪽 장수였던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런데 돌아가지 못합니다. 바다에서 표류하고, 괴물을 만나고, 붙잡힙니다. 그렇게 10년이 걸립니다.

그 사이 이타카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왕이 돌아오지 않자 주변의 남자들이 몰려와 왕비 페넬로페에게 재혼을 요구하며 왕궁의 재산을 축내고 있습니다. 아들 텔레마코스는 아직 어려서 이들을 쫓아낼 힘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란히 굴러가다 마지막에 만나는 구조입니다. 모험담으로만 기억되지만 절반은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앞 이야기가 따로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 자체를 다룬 작품은 따로 있습니다. 같은 호메로스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일리아스'입니다.

일리아스는 전쟁 10년 중 마지막 해의 일부만 다룹니다. 아킬레우스가 화를 내고 전선에서 빠지는 데서 시작해 몇십 일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그립니다. 목마로 트로이가 함락되는 장면은 일리아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두 작품의 성격도 다릅니다. 앞엣것이 전장의 이야기라면 뒤엣것은 바다와 집의 이야기입니다. 싸우는 법에 대한 이야기와 돌아오는 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오디세이아 쪽이 더 자주 각색되는 데는 이 차이도 작용합니다.

이야기 중간에서 시작합니다

오디세이아는 24권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런데 첫 권이 트로이 전쟁이 끝나는 장면이 아닙니다.

시작 시점에 오디세우스는 이미 여러 해째 한 섬에 붙잡혀 있습니다. 모험의 상당 부분이 이미 지나간 뒤입니다. 그 지나간 이야기는 나중에 오디세우스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직접 들려주는 방식으로 나옵니다.

이야기 한복판에서 시작하는 이 방식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라틴어로 인 메디아스 레스라고 부릅니다. 지금도 영화와 드라마가 흔히 쓰는 구성인데, 시작부터 상황이 급하니 관객을 붙잡기 쉽습니다.

3천 년 전 텍스트에 이미 그 기법이 들어 있습니다. 이 작품이 계속 참고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왜 반복해서 영화가 되나

세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에피소드가 독립적입니다. 외눈 거인, 노래로 뱃사람을 홀리는 세이렌, 사람을 짐승으로 바꾸는 마녀. 각 장면이 따로 떼어내도 성립합니다. 두 시간짜리 영화로 줄일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뺄지 고르기가 쉽습니다.

둘째, 저작권이 없습니다. 원작이 공유 자산이라 판권을 사올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나 자기 해석으로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서로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셋째, 주제가 낡지 않습니다. 전쟁에 나갔던 사람이 돌아와 예전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가. 그 사이 집을 지킨 사람은 무엇을 겪었는가. 배경만 바꾸면 어느 시대에나 성립하는 질문입니다.

문학 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이 서사시의 구조를 하루 동안의 더블린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오디세우스의 로마식 이름이 율리시스입니다.

이번 영화

유니버설 픽처스가 만들었고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맡았습니다. 아들 텔레마코스 역은 톰 홀랜드가 맡았고, 앤 해서웨이와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로버트 패틴슨, 루피타 뇽오가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술적으로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상업 영화에서 전 장면을 이 방식으로 촬영한 것은 처음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는 화면 정보량이 크지만 무겁고 소음이 큽니다. 그래서 보통은 큰 장면에만 쓰고 나머지는 다른 카메라로 찍습니다. 전부를 이 카메라로 찍었다는 건 촬영 방식 자체를 거기에 맞췄다는 뜻입니다.

국내 개봉은 8월 5일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7월 17일 먼저 걸렸습니다.

보기 전에 알아두면 편한 것

인물 관계만 정리해 가면 충분합니다. 오디세우스, 아내 페넬로페, 아들 텔레마코스. 이 셋이 축입니다.

그리고 순서가 뒤섞여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면 좋습니다. 원작 자체가 시간 순서대로 가지 않으니, 각색에서도 그 구조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원작을 다 읽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원래 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었습니다. 문자로 굳기 전에 사람들 앞에서 낭송되던 형식이라, 몰라도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가 3천 년 동안 살아남았다는 건 그 이야기가 계속 쓸모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집에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남의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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