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예선은 조를 나누고, 유럽 예선도 조를 나눕니다.
남미만 그러지 않습니다.
열 나라가 한 덩어리로 붙어서 순위를 매깁니다.
3줄 요약
1. 남미 예선은 10개국이 조 없이 겨룹니다
2. 팀당 18경기, 상위 6팀이 직행합니다
3. 대진 운이 없는 유일한 대륙 예선입니다
열 나라, 한 개의 표
남미축구연맹에 속한 나라는 열 곳입니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라과이, 페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입니다.
이 열 팀이 서로 홈과 원정으로 한 번씩 만납니다. 그러면 한 팀이 치르는 경기가 18경기가 됩니다. 프로 리그의 정규 시즌과 같은 구조입니다.
국제축구연맹 안내에 따르면 2026년 대회 예선에서는 이 순위표의 상위 여섯 팀이 본선에 직행했고, 7위는 여러 대륙의 팀이 모이는 플레이오프로 넘어갔습니다. 실제로 18라운드가 끝났을 때 아르헨티나가 1위였고, 콜롬비아·우루과이·파라과이·에콰도르·브라질이 함께 본선에 올랐습니다. 볼리비아가 7위로 플레이오프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조를 나누지 않는 이유는 산수입니다
간단합니다. 나눌 만큼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 팀이면 전원이 서로 두 번씩 붙어도 18경기로 끝납니다. 2년 남짓한 예선 기간에 충분히 소화되는 분량입니다. 굳이 두 조로 쪼개면 한 조가 다섯 팀이 되는데, 그러면 경기 수가 너무 줄어 실력 차가 드러나기 전에 예선이 끝납니다.
다른 대륙은 사정이 다릅니다. 아시아는 회원국이 40개를 넘고 유럽은 50개를 넘습니다. 전원이 서로 두 번씩 붙게 하면 경기 수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가 됩니다. 그래서 조를 나누고, 라운드를 여러 단계로 쪼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대회부터 자리가 늘었습니다
한 가지 더 바뀐 게 있습니다. 2026년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면서 각 대륙에 배정되는 자리도 함께 늘었습니다.
남미는 그 덕을 크게 본 쪽입니다. 예전에는 직행이 네 자리였고 다섯 번째 팀이 플레이오프로 갔는데, 이번에는 직행이 여섯 자리가 됐습니다. 열 팀 중 여섯이 곧바로 본선에 간다는 뜻입니다.
절반이 넘게 통과하는 예선이 되니 성격이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상위권 다툼이 곧 생존 다툼이었는데, 이제는 중하위권에서도 여섯 번째 자리를 노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번 예선에서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순위가 정리되지 않은 구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기는 차이 하나
이 방식에는 다른 대륙에 없는 성질이 있습니다. 대진 운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별리그에서는 어느 조에 들어가느냐가 결과를 크게 흔듭니다. 강팀이 몰린 조에 배정되면 같은 실력으로도 탈락할 수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 추첨 결과가 나오는 날 희비가 갈리는 이유입니다.
남미에는 그 변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아홉 팀을 상대하고, 홈과 원정을 똑같이 나눠 갖습니다. 브라질이든 볼리비아든 일정의 난이도가 같습니다. 억울할 여지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방식입니다.
대신 실수가 오래 남습니다. 조별리그는 조가 바뀌면 다시 시작이지만, 단일 리그에서는 초반에 잃은 승점이 18라운드 끝까지 따라옵니다.
고지대라는 변수
일정은 공평해도 환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볼리비아의 라파스, 에콰도르의 키토처럼 해발이 매우 높은 곳에 홈구장을 둔 나라들이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는 공기 중 산소가 적어 지구력에 영향을 주고, 공기 밀도가 낮아 공이 평소보다 멀리 날아갑니다. 원정 팀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조건입니다.
그래서 남미 예선에서는 순위표 하위권 팀이 홈에서 강팀을 잡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 변수 때문에 남미 예선이 세계에서 가장 힘든 예선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동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미는 대륙 하나가 통째로 예선 구역입니다. 북쪽 카리브해 연안에서 남쪽 끝까지 한 나라 안에서도 비행시간이 몇 시간씩 나옵니다.
그런데 예선 경기는 대개 이틀이나 사흘 간격으로 두 경기가 묶여 잡힙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대륙을 건너와 첫 경기를 치르고, 다시 다른 나라로 이동해 두 번째 경기를 뛴 뒤 돌아갑니다. 여기에 고지대까지 끼면 한 주에 기후와 고도가 세 번 바뀝니다.
그래서 남미 예선에서는 명단에 이름이 있어도 두 경기를 다 뛰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감독이 두 경기를 한 묶음으로 놓고 선수를 나눠 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남미 예선 순위표에 없는 변수
순위표만 보면 정보가 반쯤 빠집니다. 남은 경기 중 홈이 몇 번이고 원정이 몇 번인지, 그중 고지대 원정이 몇 번인지가 실제 난이도를 정합니다.
승점 차이도 라운드 수와 함께 봐야 합니다. 6위와 7위의 차이가 본선과 플레이오프를 가르니, 중위권 두세 팀의 맞대결이 남아 있는지가 마지막까지 결과를 흔듭니다.
예선 방식은 그 대륙에 몇 나라가 있느냐가 정합니다. 철학이 아니라 숫자의 문제입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남미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공평한 방식을 갖게 됐습니다. 열 팀뿐이라서 생긴 일입니다.
참고자료
- FIFA Format and start date for South American World Cup qualifiers confirmed
- Liquipedia FIFA World Cup 2026 — CONMEBOL Qualifi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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