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회사 세 곳이 같은 분기에 나란히 흑자를 냈습니다.
일곱 분기 만입니다.
그런데 증권가에서는 '착시'라는 말이 같이 나옵니다. 왜일까요.
3줄 요약
1. 배터리 3사 흑자 전환은 회사마다 내용이 다릅니다.
2. LG에너지솔루션은 보조금을 빼면 1,277억 적자입니다.
3. 끌어올린 건 전기차가 아니라 ESS였습니다.
세 곳 다 흑자입니다
2026년 2분기 실적입니다.
| 회사 | 매출 | 영업이익 |
|---|---|---|
| LG에너지솔루션 | 7조 5,602억 원 | 1,133억 원 |
| 삼성SDI | 3조 7,688억 원 | 2,038억 원 |
| SK온 | 2조 9,460억 원 | 8,218억 원 |
세 곳이 함께 흑자를 낸 건 2024년 3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그 사이 일곱 분기 동안은 누군가는 늘 적자였습니다.
보조금을 빼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알아 둘 게 하나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에서 배터리를 만들면 만든 양만큼 세금을 깎아 줍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딸린 제도인데, 업계에서는 영문 약자로 AMPC라고 부릅니다.
이 돈이 영업이익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빼고 보면 이렇게 됩니다.
| 회사 | 받은 세액공제 | 그걸 뺀 영업손익 |
|---|---|---|
| LG에너지솔루션 | 2,410억 원 | 1,277억 원 적자 |
| 삼성SDI | 1,077억 원 | 961억 원 흑자 |
뉴스스페이스가 정리한 수치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1,133억 원 흑자는 미국 정부가 준 돈을 받아서 만들어진 숫자입니다. 배터리를 팔아서 남긴 게 아닙니다.
삼성SDI는 공제를 빼도 흑자입니다. 같은 '흑자 전환'이라도 두 회사의 내용이 다릅니다.
SK온의 8,218억 원은 또 다른 이야기
매출 2조 9,460억 원에 영업이익 8,218억 원. 언뜻 봐도 비율이 이상합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여기에 관세 환급과 고객사 보상금 등 약 1조 1,000억 원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다고 봤습니다. 다시 안 들어올 돈이라는 뜻입니다.
회사 측도 "고객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을 흑자 전환 사유에 함께 적었습니다. 분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인 건 맞지만, 이 숫자를 다음 분기에 그대로 대입하면 곤란합니다.
'캐즘'은 무슨 말이었나
지난 2년간 배터리 기사에 계속 나온 말이 있습니다. 캐즘.
새 제품이 초기 열광층을 지나 대중에게 넘어가기 전 잠깐 수요가 꺼지는 구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전기차가 딱 거기 걸렸습니다. 살 사람은 이미 샀고, 다음 사람들은 충전소와 값을 재느라 미루는 시기입니다.
배터리 회사는 전기차가 팔려야 사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같이 주저앉았습니다.
구원투수가 전기차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반등을 끌어올린 건 ESS입니다. 전기를 담아 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커다란 배터리 창고라고 보면 됩니다.
수요가 어디서 왔느냐가 핵심입니다. AI 데이터센터입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데, 발전소를 새로 짓는 건 몇 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값이 쌀 때 전기를 받아 두고 필요할 때 쓰는 장치가 급해졌습니다. 마침 그 장치의 속을 채우는 게 배터리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회복돼서 살아난 게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서 새 손님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번 실적에서 제일 눈여겨볼 대목이 여기라고 봅니다.
하반기에 볼 것
세 회사가 내놓은 계획이 전부 같은 방향입니다.
- LG에너지솔루션 — 북미 ESS 생산 능력 확대
- 삼성SDI — 미국에서 각형 LFP 배터리 양산 추진
- SK온 — 북미와 서산의 일부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 검토
여기서 LFP는 리튬·인산·철로 만든 배터리를 말합니다. 값이 싸고 오래 버티는 대신 같은 무게로 더 적게 담깁니다. 차에는 불리하고 한자리에 붙박이로 두는 ESS에는 유리한 성질입니다.
셋 다 전기차 라인을 늘리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지금 업계가 보는 그림입니다.
다음 분기에 볼 곳은 한 줄입니다
세 회사가 함께 흑자를 냈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그 흑자가 판매에서 나왔는지, 보조금에서 나왔는지, 한 번뿐인 정산에서 나왔는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다음 분기 실적을 볼 때 볼 곳은 하나입니다. 세액공제를 빼고도 남는가.
참고자료
- 뉴스스페이스 K배터리 TOP3, 7분기 만에 동반 흑자…ESS·AI데이터센터가 '캐즘' 지웠다
- 글로벌이코노믹 배터리 3사, 2분기 나란히 흑자 전환…ESS 수요가 견인
- 허프포스트코리아 SK온 2분기 영업이익 8218억, 그런데 '일회성 보상금' 1조 덕분
- 굿모닝경제 ESS·AMPC로 불씨 살린 K배터리, 하반기 반격 카드는?
- 콕스뉴스 배터리 3사 모두 흑자? 알고 보니 '착시'였습니다
SK온은 세액공제와 관세 환급액을 따로 공개하지 않아 항목별 금액은 적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공시·보도된 실적을 정리한 정보성 글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특정 종목의 매매 판단은 본인 책임이며, 필요하면 금융투자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태그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주 #삼성SDI #SK온 #ESS #2차전지 #캐즘 #AMPC #AI데이터센터 #실적발표 #전기차배터리 #LFP #K배터리 #2분기실적 #배터리3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