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과 XRP를 같은 것으로 부르면 기업의 역할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 구조가 한꺼번에 흐려집니다.
9월 9일 21셰어스의 설명을 전한 보도들은 리플, XRP, XRP 레저를 각각 구분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XRP를 둘러싼 주장이나 지갑 수치를 읽을 때도 먼저 이 세 이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3줄 요약
1. 리플·XRP·XRPL은 서로 다릅니다
2. 리플은 UNL 검증자 35곳 중 1곳입니다
3. 네트워크 설명만으로 가격은 판단 못 합니다
기업 리플, 자산 XRP, 네트워크 XRP 레저
리플(Ripple)은 금융 인프라와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는 민간 기술기업입니다. 반면 XRP 레저(XRPL) 는 공개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이고, XRP 는 그 네트워크에서 쓰이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기업·네트워크·자산은 연결돼 있어도 같은 대상은 아닙니다.
토큰포스트는 21셰어스의 설명을 인용해, 리플이 XRP 생태계와 XRP 레저 개발에 관여한다는 사실만으로 네트워크 전체를 소유하거나 통제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핀포인트뉴스도 21셰어스가 XRP 레저를 리플과 별개로 운영되는 분산형 오픈소스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구분은 단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리플의 사업 계획이나 기업 관련 소식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이 곧 XRP 레저 전체의 결정이거나 XRP 자체의 변화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검증자 수가 곧 한 기업의 통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토큰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XRP 레저의 기본 신뢰 검증자 목록(UNL)에는 35개 검증자가 포함돼 있고, 이 가운데 리플이 운영하는 검증자는 1개입니다. 네트워크 전체에는 대학·거래소·기업·개인 등이 운영하는 150개 이상 검증자가 참여한다고 전했습니다.
UNL은 거래 검증 과정에서 참고하는 신뢰 검증자 목록입니다. 따라서 리플이 검증자 하나를 운영한다는 설명과, 리플이 모든 검증자를 운영하거나 모든 거래를 마음대로 취소·동결한다는 주장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핀포인트뉴스가 전한 21셰어스의 입장도 리플이 네트워크 거래를 독단적으로 취소하거나 동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해당 보고서와 보도가 설명한 운영 구조입니다. 기업의 참여 여부, 네트워크의 분산성, 자산의 가치는 서로 다른 질문으로 나눠 봐야 합니다.
1,000억 XRP와 거래 수수료의 역할
토큰포스트에 따르면 XRP 1,000억 개는 XRP 레저 출범 때 한꺼번에 생성됐으며, 비트코인처럼 채굴로 새 물량이 계속 생기는 구조는 아닙니다. 거래가 처리될 때에는 소량의 XRP가 수수료로 영구 소각된다고 전했습니다.
이 수수료의 주된 목적은 공급 희소성을 만들기보다 반복적인 거래 요청과 네트워크 스팸에 비용을 부과하는 데 있다는 설명입니다. 수수료 소각 때문에 총공급량은 늘어날 수 없고 줄어드는 방향이지만, 이 구조만으로 XRP 가격이나 투자 성과를 직접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XRP 관련 정보를 읽을 때 가장 먼저 분리할 것은 리플의 기업 활동, XRP 레저의 운영 방식, XRP라는 자산의 수치입니다. 이름이 함께 등장하더라도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가 다르면 해석도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