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오픈컴퓨트프로젝트 아시아태평양 서밋에서 AI 서버용 MLCC 기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전력 밀도가 높아지는 GPU 랙에서 작은 부품인 MLCC가 왜 중요해졌는지가 핵심입니다.
9월 22일 장중 주가 강세도 이런 공급 부족과 실적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됐지만, 전망은 확정 실적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3줄 요약
1.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2. GPU당 MLCC 용량은 매년 두 배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3. 증권사 실적 전망은 확정 실적이 아닙니다
GPU 랙 전력이 커질수록 MLCC도 달라집니다
MLCC는 적층세라믹콘덴서로,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돕는 부품입니다. 삼성전기는 오픈컴퓨트프로젝트(APAC 서밋)에서 GPU 한 개에 요구되는 MLCC 정전용량이 매년 두 배로 늘어난다는 이른바 ‘MLCC의 법칙’을 제안했습니다.
배경은 AI 서버의 전력 밀도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과거 데이터센터 랙 한 대의 평균 전력 밀도가 8~10킬로와트였지만, 최신 GPU 랙은 100~120킬로와트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GPU 랙이 1메가와트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더 많은 전력을 더 좁은 공간에 넣어야 하므로, 전력을 다루는 부품의 크기와 성능이 함께 중요해지는 구조입니다.
삼성전기가 제시한 해법은 세 가지입니다. 제한된 GPU 패키지 면적에 맞춘 초소형·고용량 MLCC, 인쇄회로기판 안에 커패시터를 넣는 임베디드 MLCC, 낮은 등가직렬인덕턴스(ESL) 성능을 갖춘 세라믹 커패시터입니다. 회사는 이 솔루션을 적용한 제품을 잠재적으로 내년에 선보일 시기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회사의 계획이며 출시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급 부족이 실적 기대와 만난 9월 22일
9월 22일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5.53% 오른 150만8,000원에 거래됐다고 Daum 보도가 전했습니다. 보도는 MLCC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패키지기판의 공급 부족, 그리고 3분기 실적 기대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언급된 실적 수치는 iM증권의 추정입니다. iM증권은 삼성전기의 3분기 매출을 3조9,000억원, 영업이익을 6,500억원으로 전망했으며, 각각 전년 동기보다 34%, 150% 늘어난 수준이라고 봤습니다. 실제 실적 발표 결과가 아니라 증권사의 전망치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같은 보도는 고용량 MLCC의 품절 현상이 지난달 나타난 뒤 이달 범용 제품으로 확산했다고 전했습니다. 서버용 제품에 생산능력이 집중되면 다른 제품까지 수급이 빡빡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AI 서버 확대는 완제품 회사만의 경쟁이 아니라, 전력과 신호를 안정적으로 다루는 MLCC·기판 같은 부품의 공급 능력까지 경쟁 요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법칙’보다 확인할 것은 실제 제품 전환입니다
삼성전기의 ‘MLCC의 법칙’은 AI 인프라에서 부품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기술 청사진입니다. 다만 정전용량 수요가 매년 두 배로 늘어난다는 내용은 회사가 제안한 방향이며, 모든 AI 서버 시장에서 이미 입증된 결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 흐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MLCC가 단순한 범용 부품으로만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GPU 랙의 전력 밀도가 높아질수록 작은 크기, 높은 용량, 낮은 ESL을 동시에 요구하는 제품의 비중이 커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기가 내년을 목표로 언급한 솔루션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회사가 언급한 공급 환경이 실적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법칙’의 무게를 가를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