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 9월 16일 밤부터 17일 아침 사이 강한 비가 내리며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일부 도로는 거의 1미터 가까이 침수됐고, 여러 학교는 학부모에게 하교를 앞당기라고 안내했습니다.
하노이시가 최근까지 배수시설 공사를 벌였는데도 왜 침수가 되풀이될까요.
3줄 요약
1. 하노이는 16~17일 폭우로 다시 침수됐습니다
2. 옌쏘 지역엔 이틀 새 270mm, 200mm 비가 내렸습니다
3. 배수시설 완공 전까지는 큰비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9월 16~17일, 도로가 다시 잠겼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9월 16일 밤부터 17일 아침 사이 시간당 강수량이 150mm를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VnExpress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서부의 꺼우지엔(Cầu Diễn, 국도 32호선이 지나는 지역) 일대는 거의 50cm 가까이 물에 잠기며 양방향 교통이 마비됐고, 시동이 꺼진 차량을 사람들이 직접 밀어서 옮기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떠이모(Tây Mỗ) 지역의 꺼우꼭(Cầu Cốc) 거리는 침수 깊이가 1미터에 육박해 주민들이 배를 타고 이동해야 했습니다. 순환도로 3호선 팜반동 구간에서도 차량 정체가 수 킬로미터 이어졌습니다.
빗물이 계속 불어나자 하노이의 여러 학교는 17일 오후 하교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Kenh14 보도에 따르면 탄쑤언 중학교는 오후 3시30분부터, 응우옌씨에우 초등학교는 오후 2시15분부터 학부모가 아이를 데려갈 수 있도록 안내했고, 일부 초등학교는 아예 휴교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하노이시 교육훈련국은 각 학교에 기상 상황을 계속 살피고 침수·산사태 위험 지역에서는 실외 활동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옌쏘 270mm, 설계 기준의 두 배에 가까운 비
Dân Trí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의 배수 체계는 이틀간 310mm의 비를 견디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4일 밤부터 15일 사이 옌쏘(Yên Sở, 하노이 남부의 저지대 지역) 일대에는 270.4mm가 쏟아졌고, 16일 밤부터 17일 아침 사이에도 지역에 따라 200mm 가까운 비가 다시 내렸습니다. 지난해 우기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하노이에 500~600mm의 비가 몰리면서 약 220곳이 침수된 적도 있습니다.
이에 하노이시는 저류지 5곳과 배수 사업 5건 등 10개의 긴급 공사를 벌였고, 올해 4월 말까지 일부 시설을 가동했습니다. 하노이시 건설국에 따르면 이 공사들은 약 120곳의 침수 지점에 직접 영향을 줘 일부 지역은 물이 이전보다 빨리 빠졌다고 합니다. 다만 건설국 스스로도 이 정도로는 도시 전체의 침수를 막을 수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코펜하겐·로테르담·싱가포르는 빗물을 가둔다
Dân Trí는 하노이가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 세 도시를 들었습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Copenhagen)은 2011년 7월 두 시간 만에 150mm가 쏟아지는 폭우로 50~60억 크로네(약 2조4000억 원)의 피해를 입은 뒤, 하수관을 키우는 대신 도로와 공원, 광장을 빗물이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재설계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의 벤템플레인(Benthemplein) 광장은 평소엔 운동장으로 쓰이다가 폭우가 오면 지붕과 주변에서 모인 빗물 약 170만 리터를 저류조 세 곳에 나눠 담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예 법으로 정해, 면적 0.2헥타르(2000㎡) 이상의 신축·재개발 부지는 빗물이 하수도로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유출을 늦추는 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게 했습니다.
Dân Trí 칼럼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를 인용해 지구 평균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하루 최대 강수량이 약 7%씩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도시의 호수와 저지대가 매립되며 빗물이 스며들 땅이 줄어드는 점도 침수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하노이시도 배수관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빗물을 어디에 머물게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