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는 큰비가 내릴 때만 일어난다는 익숙한 그림과 다릅니다.
사고 전날과 당일,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 지역에는 폭우가 내리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갑작스러운 흙탕물 급류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3줄 요약
1. 네팔 홍수는 빙하·암석 붕괴가 유력합니다
2. 강을 막은 잔해가 터진 과정이 거론됩니다
3. 기후변화의 직접 원인은 아직 단정 못 합니다
빙하와 암석이 강을 막고, 고인 물이 쏟아졌다는 분석
홍수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 산악지대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검색어는 한국 검색 시장에서 관측됐지만, 그것이 사고 장소가 한국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발생 과정은 빙하·암석 붕괴입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위성사진 초기 분석을 바탕으로, 네팔·중국 국경검문소 북동쪽 약 20㎞ 지점에서 얼음과 암석이 무너져 렌데강에 토사를 동반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단순히 얼음이 녹아 물이 불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무너진 얼음·바위·토사가 강물을 가로막아 물을 가두고, 이렇게 생긴 일시적 자연댐 또는 임시 호수가 버티지 못해 붕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막혀 있던 물과 토사가 하류로 한꺼번에 밀려가며 급류의 위력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처음에는 규모 4.4의 지진으로 본 진동을 추가 분석 뒤 정정했습니다. 실제 지진이 아니라 대규모 빙하와 암석 붕괴가 지진처럼 관측될 만큼 강한 충격을 만들었다는 판단입니다. ‘지진이 빙하를 무너뜨렸다’고 받아들이기보다, 붕괴 자체가 진동을 낳았을 가능성을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가 안 왔는데도 수위가 급격히 오른 이유
사고 지역에는 큰비가 없었지만, 앞서 내린 비와 녹은 눈으로 강과 토양에 물이 많은 상태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산에서 내려온 얼음과 암석, 젖은 토사가 합쳐지면 좁고 가파른 계곡을 따라 훨씬 큰 흐름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트리슐리강 일부 구간의 수위는 30분 만에 최대 9m 올랐습니다. 이 수치는 강물이 서서히 불어난 일반적인 침수와 달리, 짧은 시간에 대량의 물과 잔해가 이동한 돌발홍수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번 사례를 ‘비가 오지 않았으니 홍수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산악지대에서는 상류의 붕괴가 물길을 막았다가 터지면서, 하류에 갑작스러운 위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곳과 실제 급류가 닥치는 곳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기후변화는 배경으로 거론되지만, 직접 원인은 조사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으로 빙하와 암반의 안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빙하가 녹은 물이 틈으로 스며들거나, 얼음이 지지하던 경사면이 약해지면 붕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히말라야 빙하의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는 자료도 이런 우려의 배경입니다.
다만 이번 홍수에서 기후변화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ICIMOD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빙하·암석 붕괴와 자연댐 붕괴는 유력한 분석이지만, 붕괴를 촉발한 세부 원인과 홍수의 정확한 순서는 조사가 더 필요합니다.
당국은 렌데강 상류에 강을 막는 잔해가 남아 있다며 추가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정리는, 이번 재난이 단순 강우 홍수라기보다 산악지대 붕괴와 막힌 물길의 붕괴가 겹친 사건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후변화는 그 위험을 높이는 배경으로 논의되지만,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