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까워지면 흙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그런데 막상 신발을 벗고 한참을 걷고 나면, 흙 묻은 발을 어디서 씻어야 하나부터 막힙니다. 어디로 갈지 정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 둘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3줄 요약
1. 맨발길은 세족장이 있어야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2. 순창은 상시 개방, 원주 축제는 9월 5일입니다
3. 당뇨가 있다면 맨발보다 신발이 안전합니다
순창은 아무 날이나, 원주는 9월 5일 하루
전북 순창 강천산군립공원은 1981년 전국에서 처음 지정된 군립공원입니다. 병풍폭포에서 강천사와 구름다리를 지나 구장군폭포로 이어지는 5.5km 코스 안에, 황토와 모래를 깐 맨발길이 약 2.5km 놓여 있습니다. 2005년에 만들어졌고 폭은 3m 정도입니다.
성인 입장료는 5,000원인데, 돈을 내고 들어가면 2,000원짜리 순창사랑상품권을 돌려줍니다. 순창군 안 가맹점에서 쓸 수 있으니 실제 부담은 3,000원인 셈입니다. 학생은 4,000원, 만 6세 이하와 만 70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순창군민은 무료입니다. 어르신 무료 기준을 65세로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이곳은 70세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곳이 구름다리입니다. 사진에 자주 나오는 그 붉은 다리인데, 계곡 위 약 50m 높이라 올라가려면 나무계단 275개를 짧은 구간에 몰아서 밟아야 합니다. 무릎이 불편하거나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계곡길만 따라 강천사와 구장군폭포를 보고 구름다리는 건너뛰는 동선도 됩니다. 마침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같은 지역에서 순창장류축제가 열려서, 오전에 맨발길을 걷고 오후에 고추장민속마을로 넘어가는 하루 일정도 짤 수 있습니다.
날짜가 정해진 행사를 찾는다면 원주가 있습니다. 강원일보가 창간 81주년을 맞아 9월 5일 오전 9시, 치악산 자락 원주 운곡솔바람숲길에서 맨발걷기축제를 엽니다. 원주얼교육관 제2주차장에 모여 3.5km를 걷고, 참가비는 1만 원이며 기념품이 나옵니다. 접수는 한국걷기협회 홈페이지에서 받습니다.
충남 아산에서도 궁평저수지 맨발 황톳길 걷기대회가 세 번째로 열립니다. 다만 날짜와 신청 방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지역 | 일정·코스 | 비용 |
|---|---|---|
| 순창 강천산 | 상시 개방, 맨발길 2.5km | 5,000원(2,000원 상품권 환급) |
| 원주 운곡솔바람숲길 | 9월 5일, 3.5km | 1만 원 |
| 아산 궁평저수지 | 제3회 대회, 일정 미정 | 미정 |
수건 한 장이 있고 없고의 차이
맨발길이 실제로 쓸 만한지는 걷는 길보다 씻을 곳이 있느냐로 갈립니다. 흙 묻은 발로 차에 올라타 본 사람은 압니다.
제주에서는 그 시설이 최근 하나 늘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철남 의원은 제주시 수목원 산책로에 새로 놓인 세족장을 자신의 SNS로 알렸습니다. 하루 수백 명이 오가는 산책로인데 그동안 발 씻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쓸 수 있게 수도시설을 갖췄고, 설치는 제주시 공원녹지과가 맡았습니다.
앞서 본 강천산에도 세족장이 있습니다. 모래가 고운 구간에서 신발을 벗고 데크나 계단이 나오면 다시 신는 식으로 코스가 짜여 있어서, 작은 수건 한 장만 챙기면 됩니다. 광양 중마동 에코숲 맨발동산처럼 세족장에 황토탕과 발 마사지 시설까지 붙여 놓은 곳도 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면 지자체 공원 안내나 지도 앱 사진으로 세족장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89세의 3년, 그대로 따라 해도 될까
광양뉴스에 따르면 전남 광양의 우종인 어르신(89)은 한때 100m도 걷기 힘들어 지팡이를 짚었습니다. 심장 수술과 뇌동맥류 시술을 받았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척추가 휘면서 걷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중마동 에코숲 황토길을 짧은 거리부터 걷기 시작해 3년이 지난 지금은 지팡이 없이 하루 1만 보를 걷고, 먹던 약도 모두 끊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수기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치유사례 공모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것은 한 사람의 경험입니다. 같은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통한다는 뜻은 아니고, 그동안 받은 수술과 치료를 빼놓고 걷기만으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당뇨가 있는 분은 맨발로 걷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당뇨 환자의 경우 발 감각이 둔해져 상처가 나도 알아채기 어렵다며, 실내에서도 맨발로 다니지 말고 발을 보호하는 신발을 신으라고 안내합니다. 발에 상처가 있거나 지병이 있다면 걷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번에 눈에 띈 소식만 해도 순창, 원주, 제주, 광양, 아산까지 이름이 나옵니다. 광양 한 곳에만 서산근린공원과 마동생태호수공원 등 여덟 곳에 맨발길이 조성돼 있을 만큼, 이미 가까운 데 길이 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멀리 가는 축제를 알아보기 전에 동네 공원 산책로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거리는 짧게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몸에 맞는지는 결국 직접 걸어봐야 아는 일입니다.
참고
- 여행레저신문, 강원일보, 광양뉴스, 뉴스N제주, 충청매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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