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섬꽃축제, 20주년을 앞두고 폭우에 취소됐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오는 10월 30일 개막할 예정이던 제20회 거제섬꽃축제가 전면 취소됐습니다.

멈춘 것은 축제만이 아닙니다. 거제식물원의 정글돔과 정글타워도 제어 설비가 물에 잠겨 작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광복절 연휴에 쏟아진 비 한 번이 거제의 가을 일정표를 통째로 지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3줄 요약
1. 거제섬꽃축제가 폭우로 처음 취소됐습니다
2. 국화 조형물 43종이 파손되고 2만4000주가 폐기 위기입니다
3. 거제 여행 전엔 시청 공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국화 2만4000주, 사실상 전량 폐기입니다

거제시는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 예정이던 제20회 거제섬꽃축제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원인은 광복절 연휴 거제를 덮친 기록적인 폭우입니다. 코로나19로 열지 못한 2021년을 빼면, 날씨 때문에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 행사장인 거제시농업기술센터거제식물원 일대는 사실상 전부 물에 잠겼습니다. 잔디광장 4377㎡를 비롯해 농심테마파크와 대형 유리온실까지, 야외와 실내를 가리지 않고 침수됐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가꿔온 국화 조형물 43종도 파손됐습니다. 기성관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부터 중형과 소형까지 고르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픈 건 꽃 자체입니다. 화단과 화분에 심어 축제장을 채울 예정이던 국화 2만4000여 주는 사실상 전량 폐기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조형물은 다시 세우면 되지만, 꽃은 개화 시기에 맞춰 미리 키워둬야 하는 작물입니다. 축제를 미룬다고 그대로 옮겨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행자가 볼 것은 축제가 아니라 시설입니다

이번 소식에서 정작 챙겨야 할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10월 축제는 아직 두 달 남았지만, 거제식물원은 지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거제의 랜드마크인 정글돔과 정글타워는 주요 제어 설비가 침수돼 작동을 멈췄고, 농업과학관과 곤충체험관 같은 내부 운영 시설도 함께 물에 잠겼습니다.

관광지도 성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장목면 매미성 주변 주차장에는 토사가 밀려들었고, 동부면 학동리 그물개 오솔길 전망대는 파손됐습니다. 남부면 바람의언덕 공영주차장과 근포땅굴을 포함해 공공시설 최소 10곳이 이번 호우로 직접 피해를 봤습니다. 최근 걸그룹이 다녀가 화제가 된 덕포해수욕장 백사장에도 수해 잔해가 쌓였습니다.

다만 관광지 전체가 폐쇄된 것은 아닙니다. 주차장과 진입로, 산책로 일부만 이용이 막힌 곳이 많습니다. "거제는 못 간다"가 아니라 "어디가 열려 있는지 확인하고 간다"가 지금 맞는 판단입니다. 해안 산책로와 급경사지에는 추가 낙석과 토사 유출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 복구 현장이나 출입금지 구역에는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포도 축제도, 해양스포츠 대회도 멈췄습니다

취소된 행사는 섬꽃축제만이 아닙니다. 9월 5일 열릴 예정이던 제15회 둔덕포도한우축제도 전면 취소됐습니다. 둔덕면은 지역 특산품인 거봉 포도 수확철에 맞춰 매년 축제를 열어왔는데, 포도밭 전체가 잠기면서 수확을 앞둔 포도까지 폐기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대신 농협과 거제시는 포도 팔아주기 행사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축제는 접더라도 피해 농가의 판로는 열어두겠다는 뜻입니다.

바다 쪽도 사정은 같습니다.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일운면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8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도 취소가 결정됐습니다. 2006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스포츠 대회로, 요트와 카누, 핀수영, 철인3종 경기가 예정돼 있었고 거제에서는 올해가 첫 개최였습니다.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행사장 안전 확보와 경기 시설 설치가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이 취소는 공동 주최기관인 해양수산부의 최종 승인을 남겨둔 단계입니다. 인근 통영에서도 '음악을 만난 섬'과 '청년 문화거리 365 핫플레이스' 8월 행사가 잇따라 취소돼 환불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20년 쌓은 축제가 열흘 만에 멈췄습니다

거제섬꽃축제의 출발은 2006년입니다. 거제시 인구 20만명 돌파를 기념해 농업개발원이 연 일회성 행사가 모태였고, 직원들이 뜻을 모아 해마다 이어갔습니다. 2010년 시민 공모로 지금의 이름을 얻은 뒤에는 한 해 10만명 넘게 찾는 거제 대표 가을 행사로 자랐습니다. 2024년에는 약 30만명이 방문해 8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습니다.

지금 거제시는 살수차 등 가용 장비를 총동원해 물 빼기와 시설물 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꽃이 채워질 예정이던 행사장은 뻘밭으로 변했고, 이를 치우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YTN은 전했습니다. 관광객이 빠지는 속도는 그보다 빠릅니다. 폭우 이후 일주일 사이 거제가 놓친 관광객이 2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숙박업계에는 투숙 전날이나 당일에 예약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까지 들어오고 있습니다.

내년 섬꽃축제가 예정대로 열릴지, 거제식물원 유료시설이 언제 정상 운영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공개된 것은 취소 결정과 복구 계획뿐입니다. 거제 여행을 잡아뒀다면 출발 전에 거제시청 누리집이나 거제관광문화 누리집에서 최신 통제 정보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매일경제, 천지일보,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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