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한 병 사러 들렀다가 '+1' 스티커에 홀려 음료수를 하나 더 담아 나온 적, 다들 있으실 겁니다.
돈을 아꼈다는 뿌듯함과 함께, 점주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스칩니다.
그런데 그 한 개는 편의점 사장님이 손해를 보고 얹어주는 게 아닙니다. 그럼 누구 돈일까요.
3줄 요약
1. 편의점 덤 한 개는 본사와 공급업체가 냅니다
2. 취급 품목 2,500개 중 30~70%가 행사 대상입니다
3. 정가보다 앱 보관함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그 한 개, 본사와 공급업체가 나눠 냅니다
편의점의 증정 행사는 2004년 무렵 시작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데일리TV 보도에 따르면 편의점 한 곳이 취급하는 품목은 평균 2,500개 안팎인데, 이 가운데 '+1'이 붙는 증정 행사 대상이 전체 품목의 30~70%에 이른다고 합니다.
여기서 30~70%는 품목 수 기준입니다. 매장이 다루는 물건의 종류를 세었을 때 그만큼이 행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 팔려 나간 물건의 70%가 덤으로 나갔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래도 이 비중이 작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가를 그대로 받는 대신 덤을 얹는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편의점은 '가까운 대신 비싼 곳'이라는 자리에서 조금씩 벗어났습니다. 같은 물건을 마트보다 비싸게 주고 샀다는 감각이 '한 개 더'로 상쇄되는 구조입니다.
비용은 CU·GS25·세븐일레븐 같은 본사와 제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가 나눠서 부담합니다. 본사가 계절, 판매 현황, 소비자 수요, 행사 효과 같은 기준으로 후보 제품군을 추리면, 공급업체와 협의를 거쳐 최종 행사 품목이 정해집니다. 여름엔 음료·아이스크림이나 방충용품, 겨울엔 온장고 음료가 행사 상품으로 자주 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새로 나온 상품을 알리려고 증정 행사를 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사려는 물건이 제철 품목이거나 갓 나온 신상품이라면, 같은 매대에서 스티커 붙은 쪽을 한 번 더 볼 만합니다.
공급업체에도 이 비용이 손해만은 아닙니다. 행사 품목과 행사가 아닌 품목의 판매량이 평균 60%가량 차이 난다고 하니, 증정 비용을 대고서라도 매대에서 눈에 띄는 편이 낫다는 계산입니다. 점주는 별도 비용을 대지 않고도 '+1'만큼 매출이 늘어납니다. 증정 제품을 집어와도 점주에게 미안해할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1억 5천만 개가 앱 보관함에 맡겨졌습니다
'+1'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된 데는 또 다른 장치가 있습니다. 증정품을 그 자리에서 들고 가지 않아도 되는 보관 서비스입니다. 받은 덤을 앱에 맡겨 두었다가 원할 때 아무 지점에서나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GS25가 2011년 '나만의 냉장고'(지금의 '우리동네GS') 앱에서 업계 처음으로 증정품 보관 기능을 선보였고, CU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포켓CU'와 자사 앱에 같은 기능을 넣었습니다. CU는 2020년부터 회원이 아니어도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보관 쿠폰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가입이 귀찮아서 덤을 그냥 두고 나왔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숫자로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동네GS 앱의 누적 보관 건수는 1억 5천만 개를 넘었고, 가장 많이 보관된 상품은 생수와 탄산음료, 커피우유처럼 일상에서 자주 찾는 마실거리였습니다. CU의 보관 쿠폰 발급 건수는 누적 2,400만 건, 세븐일레븐 앱의 보관 기능 사용률은 지난 7월 기준 75%입니다. 당장 마실 것이 아니어도 일단 받아 두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20여 년 전 정가 판매로 굳어졌던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이 옅어진 데는 이 보관함의 몫이 작지 않습니다.
2+1은 68%에서 51%로 내려왔습니다
행사 방식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CU는 2021년 '3+2' 행사를 도입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한 번에 여러 개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인데, 전체 증정 행사 품목 가운데 '3+2'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 수준입니다. 눈에 띄면 반가운 정도지, 기대하고 찾아갈 만큼 흔하지는 않습니다. 다섯 개를 한꺼번에 살 일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다닐 행사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1' 안에서도 구성비가 달라졌습니다. GS25의 증정 행사 품목 비중은 아래와 같습니다.
| 구분 | 2023년 | 2025년 |
|---|---|---|
| 1+1 | 26% | 34% |
| 2+1 | 68% | 51% |
| 기타 덤 증정 | 6% | 15% |
2개를 사야 1개를 더 주는 '2+1'이 줄고, 1개만 사도 1개를 더 주는 '1+1'이 늘었습니다. 고물가 속에 자리 잡은 이른바 짠물 소비 흐름에 맞춘 구성이라는 것이 GS25 측 설명입니다. 이 표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68%에서 51%로 내려온 '2+1' 쪽이라고 봅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어떻게 샀는지까지 알려주는 자료는 아니지만, 편의점이 '두 개를 채워야 준다'는 조건을 스스로 덜어내고 있다는 것만은 읽힙니다.
'+1' 스티커는 알고 보면 누구도 일방적으로 손해 보지 않도록 설계된 장치에 가깝습니다. 본사와 공급업체가 비용을 나누고, 점주는 매출로 그 몫을 돌려받습니다. 다음에 노란 스티커를 보신다면 정가부터 따지지 마시고, 앱 보관함을 열어 둘째 개를 맡겨 두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참고
- 이데일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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