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 한 상품이 최근 1년간 기초지수보다 9%포인트 넘게 높은 수익을 냈습니다.
운용사가 종목을 잘 골라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낸 셈입니다.
그런데 이 ETF는 지난 19일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수익을 잘 낸 상품이 퇴출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3줄 요약
1. 이 ETF는 수익률이 아니라 상관계수로 퇴출됐습니다
2. 상관계수 0.7 미만이 3개월 이어지면 상장폐지
3. 확인할 곳은 수익률이 아니라 운용사 공지입니다
0.7 아래로 석 달이면 퇴출됩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가 지난 19일 상장폐지됐습니다. 하루 전인 18일부터 거래가 멈췄고, 21일 투자자들에게 상환금이 지급됐습니다. 퇴출 사유는 수익률 부진이 아니었습니다. 상관계수라는, 이름부터 낯선 지표 때문입니다.
먼저 상품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ETF는 여러 종목을 묶어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입니다. 인덱스 ETF는 코스피200 같은 기초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됩니다. 액티브 ETF는 다릅니다. 운용사가 유망하다고 판단한 종목을 더 담거나 비중을 조절해서 기초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노립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보다 잘 굴려 달라"고 돈을 맡기는 셈입니다.
상관계수는 ETF가 기초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수익률의 크기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변동률을 견줘서 계산합니다. 현행 규정은 이 수치가 0.7 아래인 상태로 3개월 이상 이어지면 액티브 ETF를 상장폐지하도록 정해 놓았습니다. 상장하고 1년이 지난 상품부터, 최근 1년치 움직임을 기준으로 점검합니다. 운용사가 애초 내세운 투자 방식과 지나치게 다르게 굴리는 것을 막아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규정입니다.
그럼 이 상품의 성적표는 어땠을까요. 지난 5월 14일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 36.06%. 기초지수보다 9.42%포인트 높았습니다.
상장폐지라고 해서 맡긴 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가 멈추고, 그 시점의 순자산가치(NAV)를 기준으로 계산한 상환금을 현금으로 돌려받습니다. 다만 그 값이 내가 산 가격보다 낮다면 손실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상장폐지 자체가 손실을 만들지는 않지만, 손실을 막아 주지도 않는다는 뜻입니다.
만회하려다 지수와 멀어졌습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 ETF가 처음부터 지수와 따로 논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기초지수 대비 성과가 좋지 않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초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을 포함해 수익률을 높였지만 상관계수가 나빠진 것"이라는 겁니다. 뒤처진 성과를 따라잡으려 지수 밖 종목까지 담았고, 그 결과로 지수와의 닮음이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성과를 끌어올리려던 시도가 규정에 걸린 원인이 된 셈입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지난달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액티브 ETF 4종이 같은 이유로 상장폐지됐습니다. 이들 역시 최근 1년간 기초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상품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수보다 잘하라고 만든 상품에, 지수와 너무 다르게 움직이면 안 된다는 규제를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규정을 만든 쪽의 입장도 있습니다. 내세운 전략과 다르게 운용되는 상품을 오래 놔두면, 투자자는 자기가 무엇을 산 것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이번 일에서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서로 반대편에 선 두 주장이 모두 투자자 보호를 근거로 든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도 이 문제를 알고 있습니다. 상관계수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초지수와 얼마나 닮았는지 따지지 않고 운용 성과로만 평가받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이 제도를 만들려면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후속 대책 같은 다른 현안까지 겹치면서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 도입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는 같은 이유로 사라지는 액티브 ETF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ETF, 어디를 봐야 할까요
먼저 오해 하나를 걷어내겠습니다. 초과수익이 크다고 해서 퇴출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규정이 보는 것은 수익률 격차가 아니라 날마다 오르내리는 방향이 지수와 얼마나 같은가입니다. 지수보다 훨씬 많이 벌었어도 움직임이 지수와 나란히 갔다면 상관계수는 멀쩡합니다. 반대로 수익률은 지수와 비슷한데 담은 종목이 달라서 상관계수만 무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숫자는 따로 봐야 합니다.
그럼 어디서 확인할까요. 상관계수는 투자자가 앉아서 계산할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대신 상장폐지 요건에 걸리면 운용사와 거래소가 공시로 알립니다. 이번 상품도 타임폴리오 공지사항에 상장폐지 일정이 먼저, 확정된 상환금액이 나중에 차례로 올라왔고,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서도 같은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상품명에 '액티브'가 붙은 ETF를 갖고 있다면, 수익률 화면보다 이 두 곳을 즐겨찾기에 넣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공시가 뜬 뒤에 할 수 있는 일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거래정지일 전까지는 시장에서 직접 팔 수 있고, 그대로 두면 NAV 기준 상환금을 받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그때의 시장가격과 NAV 차이에 달려 있어서 미리 정해 둘 수 없고, 실제 계산은 거래하는 증권사에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다만 공시를 놓치면 선택할 기회 자체가 없어집니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지 말라고 만든 상품인데, 지수와 너무 달라지면 퇴출되는 규정 아래 놓여 있습니다. 이 어긋남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수익률 숫자만 보고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으로선 공지사항 게시판을 한 번 더 여는 쪽이 확실합니다.
참고
-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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