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대 수원FC, 네 골이 오갔는데 승자가 없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광복절 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마주쳤습니다.

전반 5분에 첫 골이 터졌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네 골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승점은 두 팀이 1점씩 나눠 가졌습니다.

승자 없이 끝난 이 경기가 왜 승격 레이스의 분수령으로 불릴까요.

3줄 요약
1. 8월 15일 수원더비, 2-2로 끝났습니다
2. 경기 직후 수원 41점, 수원FC 37점입니다
3. 승점표보다 남은 경기 수를 봐야 합니다

2만 1153명이 본 2-2

15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별칭 빅버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2라운드 경기가 열렸습니다. 홈팀 수원 삼성과 원정팀 수원FC가 맞붙은, 시즌 두 번째 수원더비였습니다.

이날 경기장에는 2만 1153명의 관중이 들어찼습니다. K리그2 경기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입니다.

경기 직후 승점은 이렇게 갈렸습니다. 수원 삼성은 12승 5무 4패, 승점 41로 1위를 지켰습니다. 수원FC는 10승 7무 3패, 승점 37로 한 계단 올라 2위가 됐습니다.

순위승점
1위수원 삼성41
2위수원FC37

이 표만 보고 4점 차라고 읽으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수원FC는 수원 삼성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였습니다. 덜 치른 경기를 이기면 격차는 1점으로 줄어듭니다. 게다가 같은 승점 37에는 부산 아이파크와 서울 이랜드도 함께 있어, 2위 그룹 자체가 촘촘합니다.

골은 네 번, 뒤집힌 건 한 번

득점 흐름을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수원 1-0, 수원FC가 따라붙어 1-1, 수원FC가 앞서 2-1, 수원이 다시 따라붙어 2-2. 골은 네 번 터졌지만 앞선 팀이 바뀐 것은 후반 4분 딱 한 번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골은 동점골입니다. 난타전이라는 말과 접전이라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경기는 시작부터 빠르게 흔들렸습니다. 전반 5분, 수원 삼성의 페신이 헤이스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지역 안에서 슈팅으로 골망 구석을 갈랐습니다.

수원은 이후로도 몰아붙였습니다. 헤이스의 헤더가 골대를 강타했고, 김결의 헤더는 수원FC 골키퍼 양한빈의 손에 걸렸습니다. 균형은 전반이 끝나기 직전 무너졌습니다.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세컨볼을 정승배가 밀어 넣으며 수원FC가 1-1을 만들었습니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승부는 뒤집혔습니다. 후반 4분, 구본철의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방향이 꺾이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이날 유일한 역전 순간입니다. 수원 삼성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후반 17분, 고승범이 프리킥 세컨볼을 잡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문 상단 구석을 찔렀습니다. 다시 2-2가 됐습니다.

골대와 크로스바가 승점 3을 지웠습니다

이날 두 팀이 놓친 기회는 각각 하나씩 아주 선명합니다.

후반 37분, 수원 삼성의 강현묵이 역습 상황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습니다. 몇 센티미터 차이로 재역전이 무산됐습니다.

바로 다음 순간, 이번엔 수원FC 차례였습니다. 후반 38분, 교체 투입된 마테우스 바비의 슈팅이 수원 수비수 이건희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됐습니다. 원래 수원FC의 페널티킥은 주로 프리조가 맡아 왔는데, 이날은 바비가 직접 공을 잡았습니다. 그의 슈팅은 골대 위로 크게 솟구쳤습니다.

박건하 수원FC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계획을 두진 않았다. 자신 있는 선수가 차는 걸로 했다"며 "본인이 만들어서 득점 욕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본인이 가장 아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실축으로 수원FC는 역전 기회를 놓쳤습니다.

'적장'이 되어 돌아온 감독

이번 경기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박건하 감독은 오랫동안 수원 삼성과 함께해 온 인물입니다. 이날은 그가 상대팀 감독으로 빅버드를 찾은 첫날이었습니다.

경기 전 그는 "매일 오던 곳이라 익숙한 길이었지만, 다른 팀 감독으로 오니 확실히 기분이 묘하고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항상 홈 라커룸으로 갔는데 오늘은 원정 라커룸으로 가니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수원 삼성 서포터즈는 박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습니다. 박 감독은 과거 하던 옷깃 세레머니로 화답했습니다. 그는 이 장면에 대해 "반갑게 맞아주셔서 저도 모르게 세레머니를 했다. 하고도 조금 후회했다"면서도 "오랜만에 제 이름을 듣다 보니 당연히 감사하고 뭉클했다"고 말했습니다.

승점표보다 먼저 볼 것

이 무승부가 가벼운 결과가 아닌 이유는 K리그2라는 리그의 성격에 있습니다. K리그2는 2부 리그이고, 상위권 팀들은 시즌 막판 K리그1 승격 티켓을 두고 경쟁합니다. 경기 전 박 감독이 이번 더비를 "2026년 K리그2의 농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분수령"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시즌 전적으로 보면 수원FC 쪽이 조금 더 여유가 있습니다. 지난 1차전에서 수원FC가 3-1로 이겼고, 이번 2차전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올 시즌 상대전적은 수원FC가 1승 1무로 앞서 있습니다. 수원FC는 이 경기까지 8경기 무패(4승 4무)를 달리는 중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판을 지켜볼 때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승점 숫자 자체가 아니라 각 팀이 몇 경기를 남겼는지입니다. 승점표에 적힌 4점 차는 경기 수가 같을 때만 4점 차입니다. 박 감독이 "상위권 승점이 촘촘하다. 대비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촘촘한 승점표에서는 한 경기가 순위 두세 계단을 움직입니다.

참고

  • 경인일보, 풋볼리스트, 중부일보, 뉴스핌, 스포츠조선,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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