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저녁, 경북 경산의 한 리조트 수영장에서 40대 남성이 다이빙을 하다 크게 다쳤습니다.
그가 뛰어든 곳은 수심 55센티미터, 두 발이 그대로 바닥에 닿는 얕은 물이었습니다.
성인 남성이 왜 이런 곳에서 다이빙을 했던 걸까요.
3줄 요약
1. 그 수영장은 공기를 넣어 만든 에어바운스였습니다
2. 수심 55㎝, 다이빙한 40대는 한때 심정지였습니다
3. 겉보기 깊이 말고 발부터 담가 확인해야 합니다
12일 저녁, 경산에서 있었던 일
사고는 8월 12일 오후 6시 15분쯤 경북 경산시 와촌면의 한 리조트 수영장에서 났습니다. 40대 남성이 이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했다가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그가 뛰어든 곳의 수심은 55센티미터, 성인 종아리에서 무릎 사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깊이였습니다. 가정용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웠을 때와 비슷한 높이라고 하면 감이 올 것입니다. 다이빙은 머리부터 물에 들어가는 동작이라, 수심이 이 정도로 얕으면 몸이 방향을 채 바꾸기도 전에 바닥에 닿습니다.
남성은 머리를 부딪힌 뒤 곧바로 의식을 잃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한 뒤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하던 도중 맥박이 돌아왔으며, 중상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먼저 영남대 영천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맥박이 돌아온 뒤 경북대병원으로 다시 이송돼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후 회복 경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수영장의 정체는 '에어바운스'였습니다
수심이 55센티미터에 불과했던 이유는 이 수영장이 콘크리트로 만든 일반 수영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난 곳은 "에어바운스수영장"이었습니다. 에어바운스란 큰 매트 안에 공기를 불어 넣어 만든 놀이기구를 뜻합니다. 여름철 리조트나 워터파크에서 미끄럼틀, 튜브와 함께 세워지는 그 말랑말랑한 구조물을 떠올리면 됩니다.
바닥과 벽이 공기로 부풀린 매트인 시설은 애초에 깊이 팔 수가 없습니다. 물을 가득 채워 놓으면 겉보기엔 제법 깊어 보여도, 실제로는 발이 바닥에 닿는 정도로 얕게 물을 잡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용 다이빙대가 딸린 수영장과는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같은 종류의 시설에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에는 경기 군포의 한 물놀이터에서 에어바운스가 뒤집혀 열 살 미만 초등학생 다섯 명이 다쳤습니다. 한 달 사이 두 건입니다. 다친 사람의 나이도, 사고가 난 방식도 달랐습니다. 군포에서는 구조물이 뒤집혔고, 경산에서는 사람이 뛰어들었습니다. 겹치는 것은 물놀이가 몰리는 여름철에, 공기로 부풀린 같은 유형의 시설에서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뛰어들기 전, 발부터 담가 봐야 하는 이유
다이빙을 하려면 물이 얼마나 깊어야 하는지, 일반 이용자용 물놀이 시설에는 명확한 안내가 붙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확실한 건 55센티미터는 그 어떤 기준으로도 다이빙할 수 있는 깊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머리부터 들어가는 동작에서는 상체가 물속으로 밀려 들어가는 거리만 해도 그보다 깁니다.
문제는 겉으로 봐서는 깊이를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물놀이장에 도착하자마자 물이 얼마나 채워져 있는지부터 눈으로 재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물빛이 파랗고 면적이 넓으면 사람은 대개 깊다고 느낍니다. 에어바운스처럼 바닥이 매트인 시설은 그 착각이 특히 크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뛰어들기 전에 발부터 담가 깊이를 확인하고, 안내판이 붙어 있으면 수심 표시를 한 번 읽고, 없으면 직원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시간으로 치면 10초도 걸리지 않는 확인입니다. 그 10초가 즐거운 물놀이와 병원행을 가르는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다친 쪽이 아이가 아니라 성인이었다는 점입니다. 에어바운스형 물놀이 시설은 전국 여름철 물놀이장에서 빠르게 늘고 있고, 그중 상당수는 아이들이 뛰노는 높이에 물을 맞춰 둡니다. 어른이 성인용 수영장의 감각 그대로 뛰어들면, 그 감각과 실제 물 사이의 간격이 사고가 됩니다. 물놀이 시설 앞에서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재미있어 보이는가가 아니라, 여기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물인가입니다.
참고
- 연합뉴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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