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당 음료 하루 한 잔, 위암 위험이 2배 넘게 높았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미국에서 11만 명 넘는 성인을 36년 동안 지켜본 연구가 나왔습니다.

하루 한 잔 이상 가당 음료를 마신 사람은, 한 달에 한 잔도 안 마신 사람보다 위암 진단을 받은 경우가 2.45배 많았습니다.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 차이입니다. 이 숫자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3줄 요약
1. 단 음료가 위암 위험과도 관련 있었습니다
2. 한 달 한 잔 미만보다 하루 한 잔이 2.45배였습니다
3. 인과관계보다 확률로 읽는 게 안전합니다

11만 2284명, 36년, 278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소화기내과 의사이자 임상·중개 역학 부서를 이끄는 앤드루 챈 박사 연구팀이 미국 간호사 건강 연구와 의료 전문가 추적 연구, 두 개의 대규모 추적 연구를 분석했습니다. 198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1만 2284명을 따라갔습니다. 그 사이 278명에게서 위암이 발생했습니다. 챈 박사는 위암이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할 만큼 위협적인데도, 식습관이 위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그동안 알려진 바가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4년마다 설문으로 탄산음료, 레모네이드, 스포츠음료 같은 가당 음료를 얼마나 마시는지 물었고, 생활 습관과 병력은 2년마다 갱신했습니다. 이런 요인들을 통제하고 남은 차이가 2.45배였습니다. 하루 한 잔(약 237ml) 이상 마신 사람이, 한 달에 한 잔도 안 마신 사람보다 위암 진단을 받은 경우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미국 인구를 대상으로 이 연관성을 확인한 첫 연구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짚고 갈 게 하나 있습니다. 제목에 흔히 붙는 '탄산음료'는 이 연구가 본 것의 일부일 뿐입니다. 레모네이드도, 과일 펀치도, 설탕 든 스포츠음료도 같은 묶음에 들어갔습니다. 콜라만 안 마시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성은 3.04배, 남성 쪽 숫자는 경계선이었습니다

간호사 건강 연구에 참여한 여성 중 하루 한 잔 이상 마신 쪽은, 거의 마시지 않은 쪽보다 위암 위험이 3.04배 높았습니다.

남성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추정치는 1.99배였지만, 이 숫자가 놓일 수 있는 범위의 아래쪽 끝이 1.00에 걸쳐 있었습니다. 통계에서 이 범위가 1을 건드린다는 건, "차이가 없다"는 가능성을 아직 배제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남성에게서도 같은 방향의 경향이 보였다는 정도까지가 이 연구가 말할 수 있는 선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인공감미료가 든 제로 칼로리 음료는 다른 결과를 보였습니다. 여러 요인을 고려한 뒤에는 인공감미료 음료와 위암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건 "설탕이 범인이고 인공감미료는 무죄"라는 판정이 아닙니다. 한쪽에서만 연관성이 보였다는 관찰일 뿐, 어떤 성분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이 설계로 가려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확실한 건 아직 없습니다

연구팀 스스로 이 연구가 관찰 연구라는 점을 여러 차례 짚었습니다. 가당 음료를 마신 사람과 위암 발생을 나란히 놓고 본 것이지, 가당 음료가 위암을 직접 일으킨다는 걸 실험으로 증명한 게 아닙니다.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염증, DNA 손상, 장내 미생물 변화 같은 설명이 거론되지만 어느 것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빈틈도 있습니다. 위암의 대표적 위험 요인인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는 참가자 중 940명에게서만 확인됐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고, 가족력 정보도 온전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인구 집단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는 후속 연구가 답해야 할 몫입니다.

혈당은 15분 만에 오릅니다

위암과의 인과관계는 열려 있지만, 설탕이 혈당을 흔드는 속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를 보면 설탕 한 숟가락, 약 15g만 먹어도 15분 뒤 혈당이 50mg/dL 가까이 오릅니다. 사탕 3~4개를 먹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은 밥이 주식이라 미국이나 유럽보다 탄수화물 비중이 이미 높은 편인데, 여기에 단 음료나 단 음식까지 즐기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릴 위험에 그만큼 더 노출됩니다.

가당 음료는 이미 다른 문제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2020년 전 세계에서 새로 생긴 제2형 당뇨병 가운데 220만 건이 가당 음료 탓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있었고, 유방암·간암·구강암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도 첨가당 섭취를 줄이라고 꾸준히 권고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미국 성인의 약 3분의 2가 하루 한 잔 이상 가당 음료를 마십니다.

한국에서 조심할 지점은 조금 다릅니다. 코메디닷컴 보도에 따르면 일부 식당은 반찬에 설탕이나 물엿을 많이 넣습니다. 음료만 끊었다고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외식이 잦다면 단맛이 강한 반찬은 덜 먹고 국이나 찌개의 건더기를 더 먹는 편이 낫고, 식초·김·미역처럼 비교적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밥상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 함께 제시됩니다.

완전히 끊어야 할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오히려 신중한 쪽입니다. 영양사들은 설탕을 극단적으로 피하려 하면 스트레스와 불안이 커지고 섭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어느 정도 먹는 것과, 매일 습관처럼 들이켜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현실적인 출발점으로는 영양성분표에서 첨가당과 자연당을 구분해 보는 것, 탄산음료나 주스를 물이나 허브차로 바꿔 보는 것이 꼽힙니다. 과일과 유제품에 원래 들어 있는 당은 섬유질·비타민과 함께 들어와 흡수 속도가 비교적 느리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이번 연구가 보여준 건 확률이지 선고가 아닙니다. 냉장고 속 캔이 몇 개나 되는지 한 번 세어보는 정도가, 지금 이 숫자로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반응일 겁니다. 나머지는 후속 연구가 채울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

  • 코메디닷컴, 지디넷코리아, Vietnam.vn,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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