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하라 733' 라운지에 놓인 로봇 세 대, 인증받은 건 어디까지일까

2026년 8월 24일 · 한국

바디프랜드가 전국 라운지에서 '탑승하라 733'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라운지에 놓인 로봇은 한 대가 아니라 세 대입니다. 셋 다 '헬스케어로봇'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소개되지만, 검증받은 정도는 서로 다릅니다.

어디까지가 정부가 확인해 준 것이고, 어디부터가 회사 설명일까요.

3줄 요약
1. 라운지에는 733 말고 로봇이 두 대 더 있습니다
2. 식약처 인증은 심박수·산소포화도 측정뿐입니다
3. 인증받은 기능과 아닌 기능을 갈라 봐야 합니다

로봇 세 대는 서로 다른 기계입니다

바디프랜드는 전국 150여 개 라운지를 로봇 체험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문객이 옮겨 타는 로봇은 이름도, 하는 일도, 검증받은 내용도 제각각입니다.

이름하는 일검증
733몸을 감싸고 전신 스트레칭CES 혁신상 수상
다빈치 AI손가락 센서로 심박수 측정식약처 성능인증
퀀텀 AILED로 얼굴·두피 관리외부 기관 인체적용시험

기사에 자주 나오는 '탑승'은 이 셋 중 733 한 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손가락을 올리는 센서도, 사주팔자를 물어보는 화면도 733의 기능이 아니라 옆에 놓인 다른 로봇의 기능입니다. 라운지 안내만 훑으면 세 대가 한 덩어리처럼 읽히는데, 뜯어보면 검증의 성격이 셋 다 다릅니다.

만세하듯 팔을 당기고 발목을 젖힙니다

올해 3월 출시한 웨어러블 헬스케어로봇 '733'은 전원을 켜면 스스로 일어나 사용자의 탑승을 돕습니다. 몸을 다 넣고 앉으면 그때부터 팔과 어깨, 다리, 발목, 고관절이 차례로 움직입니다. 만세하듯 두 팔을 위로 당기고, 발목을 움직이며, 수영하듯 팔다리를 회전시킵니다.

앉아서 눌러주는 기존 안마의자와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회사 측은 다리를 좌우로만 움직이던 기존 방식에 발목을 위아래로 젖히고 고관절을 들어 올리는 구조를 더했다고 설명합니다. 몸을 누르는 쪽이 아니라 몸을 끌고 함께 움직이는 쪽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안마의자가 아니라 로봇이라 부르고 '탄다'는 동사를 쓰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CES 혁신상도 이 제품이 받았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구조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구조가 몸에 어떤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와는 다릅니다. 두 문장은 붙여 읽기 쉬운데, 확인된 범위가 서로 다릅니다.

인증을 받은 건 센서까지입니다

'다빈치 AI'는 광혈류측정(PPG) 센서에 손가락을 올리면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산소포화도를 측정합니다. 이 측정 기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 성능인증을 받았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헬스케어 가전업계에서는 첫 사례입니다.

여기서 갈라 봐야 할 것이 인증의 범위입니다. 정부가 확인해 준 것은 심박수와 산소포화도를 제대로 재느냐입니다. 그 값으로 '피로도와 긴장도를 분석해 지금 몸에 맞는 마사지를 추천한다'는 뒤쪽 판단까지 검증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측정이 정확하다는 것과, 그 측정에서 나온 추천이 내 몸에 맞는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헬스케어 기기를 고를 때 가장 자주 뭉개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사주팔자는 같은 화면에 있을 뿐입니다

'퀀텀 AI'는 머리 부분에서 LED 광선을 쬐어 얼굴 피부와 두피를 관리합니다. 바디프랜드는 인체적용시험에서 피부 보습·피부결과 두피 진정·탄력 등이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이 시험은 한국피부과학연구원이 성인 3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정부 인증과는 성격이 다른, 회사가 근거로 제시하는 시험 결과입니다.

같은 기기 화면에는 사주팔자와 별자리 같은 성향 정보를 넣으면 어울리는 마사지를 추천해주는 콘텐츠도 들어 있습니다. 이건 앞의 두 가지와 아예 다른, 재미로 즐기는 부가 기능입니다. 정부 인증과 외부 기관 시험, 그리고 오락성 콘텐츠. 성격이 전혀 다른 셋이 'AI 헬스케어'라는 한 단어 아래 나란히 놓여 있는 셈입니다. 이번 캠페인에서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기능 하나하나가 아니라 이 세 층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22일부터는 홈쇼핑에서도 팝니다

733은 그동안 오프라인 라운지 체험을 중심으로 팔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22일 CJ온스타일에서 TV홈쇼핑 첫 방송을 합니다. 라운지 방문을 유도한 '건강수명 스탬프 이벤트', 로봇을 스포츠 선수처럼 소개한 '헬스케어로봇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에는 판매 경로 자체를 매장 밖으로 넓힌 셈입니다.

출시 당시 회사는 국내외 연간 판매 목표를 5,000대에서 1만 대, 매출 가능성을 500억 원대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 숫자는 실적이 아니라 회사가 내놓은 목표치입니다. 기사에 그대로 옮겨진 숫자를 보면 이미 이룬 성과처럼 읽히기 쉬우니, 그 자체를 성적표로 삼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체험은 바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고객 앱에서 가까운 라운지를 찾아 예약할 수 있습니다. '탑승하라 733' 이벤트 기간에 예약한 뒤 체험하고 리뷰까지 남기면 앱에서 쓸 수 있는 건강코인과 쿠폰을 받습니다. 매장에 들러 잠깐 앉아보는 것과, 예약하고 제대로 타 보는 것은 다른 경험일 가능성이 큽니다.

라운지에 간다면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화면이 정부가 확인해 준 숫자인지, 회사가 내놓은 시험 결과인지, 아니면 그냥 재미인지. 세 대를 다 타 보더라도 그 구분만 들고 나오면 충분합니다.

참고

  • 대한뉴스, 비즈트리뷴, 주간한국, 한국NGO신문, 핀포인트뉴스, 연합뉴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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