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을 손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지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들면, 단독가구 기준으로 월 최대 34만9700원을 받습니다. 정부는 이 금액을 사람마다 다르게 주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받고 계신 분과 앞으로 받으실 분은, 이번 발표에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3줄 요약
1. 기초연금이 소득 낮을수록 더 받게 바뀝니다
2. 단독가구 기준 월 최대 34만9700원입니다
3. 구간별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받는다'는 말부터 정확하지 않습니다
기초연금은 2014년에 시작된 제도입니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들면 받는데, "하위 70%면 다 같은 금액"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월 34만9700원은 단독가구 기준 최대 금액입니다. 부부가 둘 다 받으면 각자 금액에서 20%를 깎아 1인당 27만9760원이 됩니다. 이것이 부부 감액입니다. 여기에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같은 직역연금을 받는 사람과 그 배우자는 아예 지급 대상에서 빠집니다. 소득이 하위 70% 안에 들어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사람마다 받는 금액은 다릅니다. 다만 그 차이를 만드는 기준이 가구 형태와 다른 연금 수급 여부일 뿐, 소득의 많고 적음은 아니었습니다. 정부가 바꾸려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하후상박 — 형편에 따라 금액을 벌린다
정은경 장관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하후상박(下厚上薄) 방식으로 기초연금을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형편이 더 어려운 쪽에는 더 두텁게, 상대적으로 나은 쪽에는 얇게 준다는 뜻입니다.
이유도 함께 말했습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 장관은 "노인빈곤율 개선에 기초연금이 많은 기여를 했지만 최근에는 기여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금액을 넓게 뿌리는 방식이 빈곤을 줄이는 데 예전만큼 힘을 못 쓴다는 판단입니다.
받는 사람 범위는 그대로 둡니다. 정 장관은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원칙은 유지하고, 그 범위 안에서 금액 차이를 두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한겨레 보도를 보면 지난 7월 업무보고에서는 다른 방향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수급자를 상위 30%를 잘라내는 상대 평가로 정하지 말고, 기준중위소득이라는 절대 기준선으로 바꾸는 방안입니다. 기준중위소득은 우리나라 가구 소득의 한가운데 값으로, 기초생활보장을 비롯한 80여 개 복지 급여의 대상자를 가르는 데 쓰입니다. 이 방식으로 바뀌면 수급자 수 자체가 70%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내가 오를 쪽인지 깎일 쪽인지 가늠하려면
구체적인 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방향만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기초연금의 소득 하위 70% 판정은 통장 잔액이나 시가가 아니라 소득인정액으로 합니다. 매달 들어오는 소득에, 집이나 예금 같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값입니다. 이 값이 정부가 매년 고시하는 선정기준액 아래면 대상이 됩니다.
하후상박은 이 70% 안을 다시 여러 층으로 나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선정기준액에 가까운 분, 즉 하위 70%에 겨우 턱걸이한 분일수록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기초생활수급 수준에 가까운 저소득 어르신일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본인이나 부모님이 매년 통보받는 결정 통지서에 적힌 소득인정액을 그해 선정기준액과 비교해 보면, 어느 쪽에 가까운지 대략 감이 옵니다.
다만 몇 개 구간으로 나눌지, 구간마다 얼마씩 벌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부부 감액과 직역연금 배우자 제외 문제도 함께 고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혀져 있어, 이번 개편안에 실제로 담길지는 발표를 봐야 압니다.
발표가 곧 시행은 아닙니다
정 장관은 "정부 내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있다"며 8월 말이나 9월 초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복지부는 이르면 내년 적용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가 더 남습니다. 기초연금은 법으로 정해진 제도라, 정부가 안을 내놓아도 국회에서 기초연금법을 고쳐야 실제로 시행됩니다. 정 장관도 국회 의견 수렴과 법률 심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발표된 금액이 그대로 통장에 찍힌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제일 눈여겨볼 것은 총 예산 규모가 아니라, 본인이 속한 소득 구간에서 금액이 어느 쪽으로 얼마나 움직이는지입니다. 하후상박이라는 말은 평균을 설명할 뿐, 개별 가구가 받는 돈은 구간마다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발표가 나오면 언론 요약보다 보건복지부가 내놓는 구간별 금액표를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참고
- 한겨레, 동아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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