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베트남 징크스를 3-1로 끊어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2일 중국 톈진에서 베트남과 만났습니다.

세트 스코어 3-1, 이긴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상대, 대표팀에게는 유독 껄끄러운 이름이었습니다. 왜일까요.

3줄 요약
1. 여자배구가 22일 베트남을 3-1로 잡았습니다
2. 직전 두 대회는 모두 베트남에 졌습니다
3. 다음 상대는 세계랭킹 6위 일본입니다

2세트를 내주고도 이긴 경기

2026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22일 중국 톈진 올림픽센터 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세계랭킹 28위 한국과 33위 베트남, 결과는 세트 스코어 3-1(25-20 22-25 25-21 25-17)이었습니다.

경기가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1세트를 먼저 따낸 한국은 2세트에서 10-5까지 앞서다가 세트를 내줬습니다. 베트남이 중앙 속공 위주로 공격을 바꾸면서 한국 수비 라인이 따라가지 못한 탓입니다. 속공은 네트 가운데에서 공이 올라오자마자 때려버리는 공격입니다. 높이 띄운 공을 때릴 때보다 막는 쪽이 준비할 시간이 짧아서, 블로킹이 한 박자만 늦으면 그대로 코트에 떨어집니다. 한국은 20-19에서 내리 4점을 내줬고, 낙승 분위기는 한 번에 뒤집혔습니다.

승부가 다시 넘어온 지점은 3세트 19-19였습니다. 강소휘가 처리하기 까다로운 하이볼을 공격으로 연결해 균형을 깼고, 이어 이예림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세트를 가져왔습니다. 4세트도 비슷했습니다. 13-13에서 이다현의 연속 중앙 속공과 박은서의 서브 에이스가 나오며 점수 차가 벌어졌고, 한국은 그대로 경기를 닫았습니다. 흔들린 뒤에 다시 잡았다는 것, 이 팀에게는 그게 스코어보다 중요했습니다.

베트남만 만나면 흔들렸던 이유

이번 승리가 유독 반가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2023년 아시아선수권대회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리그 첫 상대가 베트남이었는데, 두 대회 모두 이 경기에서 지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국제대회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따라붙은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세계랭킹만 보면 두 팀 차이는 다섯 계단입니다. 그런데 실제 코트에서는 그 다섯 계단이 훨씬 두꺼운 벽으로 작동해 왔습니다. 이날 2세트가 그 이유를 짐작하게 합니다. 베트남은 높이로 밀어붙이는 팀이 아니라 속도로 붙는 팀이고, 이런 상대는 순위표의 다섯 계단으로는 잘 읽히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조합, 같은 첫 경기였습니다. 지면 성적 이전에 분위기가 먼저 넘어가는 자리였고, 대표팀은 그 사슬을 이번에 끊었습니다.

강소휘의 20점

주장 강소휘는 블로킹 2개와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20점을 올렸습니다. 서브 에이스는 넣은 서브가 상대 코트에 그대로 꽂혀 점수가 되는 경우입니다. 한 경기에 세 개면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흐름이 흔들릴 때마다 점수가 강소휘의 손끝에서 났습니다. 나현수가 14점, 중앙에서 베트남의 속공에 맞선 이다현이 13점으로 뒤를 받쳤고, 육서영이 9점, 이예림이 8점을 더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제일 눈여겨볼 대목은 사실 이 배분입니다. 한 명이 30점을 몰아치는 경기는 화려하지만, 상대가 그 한 명을 지우는 순간 끝납니다. 다섯 명이 8점에서 20점 사이로 나눠 가진 경기는 다릅니다. 상대가 막아야 할 곳이 다섯 군데라는 뜻이니까요.

다음 상대는 세계랭킹 6위 일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최상위 국가대항전입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2개 팀이 세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2위와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2개 팀까지 모두 8개 팀이 8강에 오릅니다. 한국은 이 승리로, 전날 홍콩을 꺾은 일본에 이어 C조 2위에 자리했습니다.

여기서 2위와 3위는 처지가 꽤 다릅니다. 2위까지는 조별리그만 잘 치르면 8강에 오르지만, 3위는 세 조의 3위끼리 성적을 견줘 두 팀만 살아남습니다. 내 경기 결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남은 경기는 둘입니다. 23일 세계랭킹 6위이자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인 일본, 26일 세계랭킹 115위 홍콩입니다. 일본과 전력 차가 크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대표팀은 베트남을 먼저 잡아 조 2위를 확보하는 쪽을 1차 목표로 삼아 왔습니다. 홍콩까지 잡으면 조 2위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최종 순위는 다른 경기 결과까지 맞춰봐야 정해집니다.

대회에 걸린 것도 가볍지 않습니다. 우승팀은 2028 LA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고, 최종 순위 상위 3개 자격 보유 팀은 2027 FIVB 여자 월드컵 무대에 오릅니다. 한국이 우승 후보로 꼽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가장 부담스러웠던 첫 경기는 넘겼습니다. 일본전에서 볼 것은 최종 스코어보다 2세트 같은 장면입니다. 상대가 속공으로 흐름을 가져갈 때 몇 점 만에 끊어내느냐, 거기서 이 팀이 어디까지 왔는지가 드러납니다.

참고

  • 톱스타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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