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지검장, 함께 수사하던 경찰에게 왜 고소당했을까

2026년 8월 24일 · 한국

검사와 경찰이 한 팀에서 같은 사건을 수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팀이 깨지고 반년이 지난 지금, 경찰 쪽이 검사 쪽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같은 마약 밀수 의혹을 함께 파헤치던 두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3줄 요약
1. 임은정 지검장을 고소한 건 같은 팀 경찰입니다
2. 합수단은 2월 피의자 15명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3. 2월 결론이 뒤집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8월 14일, 국가수사본부에 접수된 고소장

백해룡 경정 측은 8월 14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죄명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직권남용, 자기 권한을 부당하게 써서 상대가 할 수 있는 일을 못 하게 막았다는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명예훼손입니다.

백 경정은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임 지검장은 두 사람이 함께 몸담았던 세관 마약 합동수사단(합수단)을 이끈 인물입니다. 같은 날 백 경정 측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동형씨도 명예훼손 혐의로 함께 고소했습니다.

2023년 폭로에서 시작된 3년

두 사람의 악연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닙니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던 2023년, 인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다국적 마약조직에 인천세관 공무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그해 10월, 그는 수사 브리핑이 축소되고 검찰이 영장을 반려하는 일이 이어졌다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을 겨눈 주장이었습니다.

시점내용
2023년 10월백 경정, 세관 마약수사 외압 폭로
2024년 7월백 경정, 화곡지구대장으로 전보
2025년 6월검찰·경찰·국세청 합동수사팀 출범
2025년 10월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백 경정 합수단 파견
2026년 초백 경정, 석 달 만에 합수단 이탈
2026년 2월합수단, "의혹 실체 없음" 발표
2026년 8월 14일백 경정, 임 지검장 고소

검찰이 경찰·국세청과 함께 합동수사팀을 꾸린 건 2025년 6월입니다. 백 경정이 여기 합류한 건 그로부터 넉 달 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파견을 지시한 10월이었습니다. 그러나 석 달 만에 다시 빠져나옵니다. 임 지검장 등 윗선이 실효적인 권한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합수단은 2월, 피의자 15명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백 경정 없이 수사를 이어간 합수단은 올해 2월 말 최종 결과를 내놨습니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은 실체가 없고, 세관 직원 7명을 포함한 피의자 15명 전원이 무혐의라는 결론이었습니다.

합수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백 경정이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고 지적했고, 사실과 다른 수사서류를 작성해 편철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찰청에 징계를 통보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수사기관이 수사를 주도했던 당사자를 겨냥해 이렇게 공식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짚었습니다.

"수사전결권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번 고소는 그 2월 발표를 정면으로 되받는 성격이 큽니다. 백 경정 측 주장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직권남용입니다. 대통령이 협동 수사를 지시했는데도 백해룡 수사팀은 합수단의 공식 조직도 안에 들어가지 못했고, 그래서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는커녕 임의수사도 제대로 못 했다는 것입니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백 경정 측은 임 지검장이 그에게 수사전결권을 줘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합수단 자료도 자신이 원래 갖고 있던 영등포경찰서 자료도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대목이 고소장의 핵심입니다.

둘째는 명예훼손입니다. 동부지검이 발표에서 백 경정이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진술에 속아 수사했다"는 취지로 표현했고, 임 지검장이 개인 소셜미디어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다는 겁니다. 백 경정 측은 이를 인격 모독으로 규정했습니다. 함께 고소된 이동형씨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 사람을 보내 자신을 직접 만나 증거를 확인했다는 취지의 방송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고소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백 경정 쪽의 법적 대응은 임 지검장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틀 앞선 8월 12일 자신을 "망상에 빠진 경찰"이라고 표현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백 경정 자신도 조사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경찰은 그가 수사기록을 무단으로 유출했다는 검찰의 징계 요구에 따라 감찰을 진행 중인데, 백 경정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이의를 신청했습니다. 감찰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그 전제가 된 일부터 함께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그를 고소해, 수사 중인 내용을 외부에 공개했다는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의 소환 조사도 이달 안에 받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제일 눈여겨볼 대목은 서로를 고소한 두 사람이 불과 반년 전까지 한 팀이었다는 점입니다.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혐의가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월의 결론이 그대로 남을지 뒤집힐지는, 국가수사본부가 이 사건을 들여다본 뒤에야 알 수 있습니다.

참고

  • 천지일보, 헤럴드경제, 시사저널, 더팩트, 동아일보, 데일리안, 세계일보, 파이낸셜뉴스, 뉴스1, 머니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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