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바다가 이수만 프로듀서와 만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두 사람은 S.E.S. 데뷔 이후 30년 가까운 인연을 이어온 사이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의 끝자락에서, 이수만은 국내 음반 프로듀싱이 막혀 있는 처지이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의 30년과 3년이 어떻게 겹쳐 있었을까요.
3줄 요약
1. 이수만은 국내 음반 프로듀싱이 약정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2. 지분 매각은 2023년, 약정 종료는 올해 2월입니다
3. 사진 한 장으로 근황을 다 읽기는 어렵습니다
회사를 팔 때 따라붙은 약속, 경업금지입니다
이수만은 2023년 자신이 갖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하이브에 넘겼습니다. 자신이 세운 회사를 떠나는 거래였던 만큼, 매매 계약에는 조건이 하나 붙었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국내에서 음반 프로듀싱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 이른바 경업금지 약정입니다.
경업금지는 이런 자리에서 붙습니다. 회사를 판 사람이 곧바로 같은 시장에서 경쟁자로 나서면, 산 쪽이 치른 돈의 값어치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회사 이름과 조직은 넘겼는데 그 회사를 만든 사람이 옆에서 같은 일을 시작하면, 산 것이 무엇인지 애매해집니다.
날짜를 나란히 놓으면 계산이 쉽습니다. 2023년 매각 시점에 3년이 걸렸고, 그 3년이 채워진 시점이 2026년 2월입니다. 스타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약정은 올해 2월 종료됐습니다. 지금은 풀린 지 반년쯤 지난 상태입니다.
국내가 막힌 동안, 회사는 국경 밖에 세웠습니다
이수만은 이 기간 동안 A2O엔터테인먼트를 세워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OSEN 보도에 따르면 그는 SM 주식 매각 당시 맺은 경업금지 약정으로 국내 음반 프로듀싱이 제한된 상황에서 해외 활동을 이어가며 새 그룹의 데뷔를 추진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그룹이 중국 걸그룹 A2O MAY입니다. 첸위, 스제, 취창, 미쉐, 캣 다섯 명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2024년 12월 데뷔했습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A2O MAY는 중국 시장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은 뒤, 미국 라디오와 음악 축제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혀 왔습니다.
한국 팬들에게 이 이름이 아직 낯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데뷔도 중국에서 했고, 이름이 알려진 곳도 중국과 미국이었습니다.
8월 17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지난 8월 17일, A2O MAY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OSEN 보도에 따르면 한국 음악방송 출연을 위한 입국이었습니다. 이번이 첫 방한은 아닙니다. 이보다 앞선 8월 초에도 국내 음악방송 무대에 섰고, 이번 입국은 국내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재입국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중국에서 데뷔해 미국까지 무대를 넓힌 그룹이, 올여름부터 한국 방송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의 순서와는 반대입니다. 대개는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뒤 해외로 나가는데, 이 그룹은 해외가 먼저였습니다. 다만 그 순서를 무엇이 결정했는지까지는 공개된 자료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바다가 옮긴, 30년 전의 그 말
이 모든 일의 배경에 있는 재회는, 바다가 20일 자신의 SNS에 이수만과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뉴시스에 따르면 바다는 "K팝이라는 말이 있기도 전, 30년 전에 우리나라 아이돌 음악이 세계시장의 중심이 될 거라고, 그런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올 거라고" 이수만이 자신에게 말하곤 했다고 전했습니다.
바다는 1996년 캐스팅됐고, 이듬해인 1997년 S.E.S.로 데뷔했습니다. S.E.S.는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첫 걸그룹입니다. 바다는 이번 게시물에서 이수만을 "S.E.S.의 아버지"라 부르며 감사와 존경을 전했습니다.
30년 전의 그 말과 지금의 A2O MAY 행보를 나란히 놓으면 겹치는 대목이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시장 하나에 갇히지 않는다는 방향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만한 건 날짜의 순서 하나입니다. 국내가 막혀 있던 3년이 끝난 자리에서, 해외에서 키운 그룹이 국내로 들어왔습니다.
다만 사진 한 장이 그 방향을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사진이 보여주는 것은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만나 반가워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앞으로 이수만이 국내에서 무엇을 만들지, 만들기는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확인할 자리는 사진이 아니라 다음에 나올 이름표일 겁니다.
참고
- OSEN, 뉴시스, 스타뉴스,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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