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최고 연 7.5%' 예금, 조건을 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NH농협은행이 새 예금 상품을 내놨습니다.

같은 은행이 이달 11일 내놓은 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3.70%였는데, 이번 상품에는 최고 연 7.5%라는 숫자가 붙었습니다.

두 배가 넘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3줄 요약
1. 농협은행 최고 7.5% 예금은 3종 중 하나입니다
2. 1000만 원 세전 이자 75만 원 또는 30만 원
3. 볼 것은 금리가 아니라 45% 낙아웃 조건입니다

정기예금인데 이자는 코스피가 정합니다

NH농협은행이 20일 내놓은 지수연동예금(ELD) 26-8호는 이름 그대로 예금에 주가지수를 연결한 상품입니다. 코스피200 지수가 1년 동안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따라 만기에 받는 이자가 달라집니다. 정기예금에 주가지수 옵션을 결합한 구조라, 창구에서 흔히 보는 정기예금과는 이자가 정해지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상품은 세 가지입니다.

상품개인 세전 연 수익률낙아웃 조건
안정Ⅰ형·안정Ⅱ형3.30~3.55%없음
수익Ⅰ형3.00~7.50%있음

표에 적은 수익률은 모두 개인 고객 기준이고, 세금을 떼기 전 연 수익률입니다. 법인 고객은 구간마다 0.15%포인트씩 낮아 안정형이 연 3.15~3.40%, 수익Ⅰ형이 연 2.85~7.35%입니다. 세 상품 모두 만기까지 유지하면 원금과 최소 약정 이자는 보장됩니다.

7.5%는 세 상품 중 하나에만 붙습니다

기사 제목에 걸린 연 7.5%는 수익Ⅰ형 하나에만 해당합니다. 안정형에 가입하면 처음부터 연 3.55%가 한도이니, 7.5%라는 숫자는 애초에 볼 일이 없습니다.

수익Ⅰ형도 무조건 7.5%를 주는 건 아닙니다. 만기까지 코스피200 지수가 단 한 번이라도 45%를 넘어 오르면, 그 순간부터 수익률은 가장 낮은 구간인 연 3.0%로 확정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조건을 낙아웃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지수가 정해둔 선을 밟는 순간 그 시점의 실제 상승률과 상관없이 최저 수익률로 게임이 끝난다는 뜻입니다. 역설적으로 지수가 많이, 빠르게 뛸수록 이자는 낮게 묶일 위험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45%에 닿지 않았을 때 지수가 얼마나 올라야 7.5%까지 가는지, 그 구간과 계산식은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가입 전 상품설명서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입니다. 이번 상품에서 제일 눈여겨볼 숫자는 7.5%가 아니라 45%입니다.

1000만 원이면 75만 원, 아니면 30만 원

서울경제TV 보도에 따르면 수익Ⅰ형에 가입한 개인 고객이 1000만 원을 넣고 최고금리 연 7.50%를 받으면 세전 이자는 75만 원입니다. 반대로 낙아웃이 걸려 연 3.0%로 확정되면 같은 1000만 원에 세전 30만 원입니다. 45만 원 차이가 조건 하나에서 갈립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낙아웃이 걸린 수익Ⅰ형의 연 3.0%는 낙아웃이 아예 없는 안정형의 최저 구간(연 3.30%)보다도 낮습니다. 1000만 원이면 안정형은 세전 33만 원에서 35만 5000원 사이인데, 수익Ⅰ형은 지수가 크게 올랐다는 이유로 그보다 적은 30만 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가입은 26일까지입니다

모집 기간은 8월 20일부터 26일까지입니다. 전국 영업점은 물론 NH올원뱅크NH스마트뱅킹 같은 비대면 채널에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만기일은 2027년 8월 27일이고, 이자는 중간에 나눠 받는 게 아니라 만기에 한꺼번에 지급됩니다. 안정Ⅰ형과 안정Ⅱ형은 판매 한도가 각각 1500억 원이라, 이 한도가 먼저 차면 26일 전에도 모집이 끝날 수 있습니다.

이 은행 예금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 전례는 있습니다. 이달 11일 내놓은 상생금융 상품 'NH농심천심 예금'은 8일 만에 판매 한도 3000억 원을 채웠고, 함께 나온 적금은 이틀 만에 마감됐습니다. 다만 이번 지수연동예금이 지금 얼마나 팔렸는지, 한도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가입할 생각이라면 앱이나 영업점에서 남은 한도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만기 전에 깨면 원금이 줄 수 있습니다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 손실 걱정은 없습니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해 금융회사별로 1인당 1억 원까지 보호도 됩니다. 문제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 중도 해지를 할 때입니다. 가입 기간에 따라 중도해지수수료가 붙고, 이 때문에 원금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상품은 예금담보대출이 되니, 급전이 필요하면 예금을 깨는 대신 이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출 조건은 은행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 상품은 1년 동안 다른 데 쓸 일이 없는 여윳돈으로 가입하는 게 맞습니다. 낙아웃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안정형이고, 코스피200이 오르되 45% 안에서 움직인다는 쪽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면 수익Ⅰ형입니다. 안정형도 확정금리는 아니어서 지수에 따라 3.30%와 3.55% 사이에서 정해진다는 점, 그리고 광고에 붙은 숫자보다 그 숫자가 나오는 조건이 먼저라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참고

  • 서울경제TV, 데일리한국, 비즈월드,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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