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게임 신작 개발에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1인칭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이야기입니다.
로고만 빌려주는 협찬과 뭐가 다른지, 왜 하필 이 게임이었는지 짚어봤습니다.
3줄 요약
1. 삼성전자가 콜 오브 듀티 신작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2. 모니터 7년째 1위, 무대는 12년 만의 한국입니다
3. 베타 코드를 받으려면 게이밍 허브를 켜야 합니다
무슨 협업인가 — TV·모니터가 게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의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TV와 모니터, 사운드바, 와이파이 스피커 같은 게이밍 제품을 게임 플레이 환경에 맞춰 최적화하는 작업을, 신작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함께 진행했다는 점이 이번 협업의 핵심입니다. '콜 오브 듀티'는 20년 이상 글로벌 FPS 시장을 이끌어 온 시리즈로, 전 세계에 수억 명의 팬층을 두고 있습니다.
최적화 대상은 화면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운드바와 와이파이 스피커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소리까지 함께 손봤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32대9는 실제로 뭐가 달라지는가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화면 비율입니다. 우리가 보통 쓰는 모니터는 가로세로 비율이 16대9입니다. 여기서 세로는 그대로 두고 가로만 두 배로 늘린 것이 32대9 '슈퍼 울트라와이드'입니다.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붙여 놓은 것과 비슷한 가로 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FPS 게임에서 이 차이는 시야로 나타납니다. 좁은 화면에서는 옆에서 다가오는 적을 마우스를 돌려야 볼 수 있지만, 가로가 넓어지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양옆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삼성전자의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9이 이 비율을 쓰는 제품입니다. 게임 자체가 이 비율을 지원하지 않으면 화면 양옆이 검게 잘리거나 이미지가 늘어지는데, 이번에는 그 비율을 게임 안에 아예 구현했습니다.
HDR10+ 게이밍은 밝기와 색을 다루는 기술입니다. 어두운 실내에서 밝은 야외로 나갈 때, 보통은 어두운 쪽이 뭉개져 검은 덩어리로 보이거나 밝은 쪽이 하얗게 날아갑니다. 이 기술은 장면마다 밝기 정보를 따로 담아 그 손실을 줄입니다. 어두운 구석에 숨은 적이 보이느냐 마느냐가 걸린 문제라, 게임에서는 화질보다 실용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이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 TV와 오디세이 모니터의 뛰어난 화질을 통해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차원 높은 게이밍 경험을 소개하게 돼 뜻깊다"고 밝혔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코디 닐 파트너십 총괄도 "삼성의 기술력으로 콜 오브 듀티 특유의 빠른 속도감과 강렬한 액션을 생생하게 구현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왜 하필 지금, 이 게임인가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7년 연속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하드웨어 성능으로 순위를 지켜왔다면, 이번에는 게임 콘텐츠 개발 단계부터 들어가 방식을 바꿨습니다. 자사 제품이 가진 화면비와 화질 기술을 게임 쪽에 미리 반영해 두면, 그 제품을 쓰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차이가 생깁니다. 하드웨어를 파는 데 머물던 게이밍 사업을 콘텐츠 쪽으로 밀어 보는 시도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합니다.
시점도 공교롭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한국이 플레이 가능한 무대가 된 건 2014년 '어드밴스드 워페어' 이후 12년 만입니다. 이번 신작 '모던 워페어 4'는 K-콘텐츠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고, 한국군 병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서울을 비롯한 국내 배경이 게임 속에 구현됩니다. 국내 게이머의 관심이 몰릴 만한 시점에 삼성전자가 자리를 잡은 셈입니다.
베타 코드 5만 개, 어떻게 받나
당장 챙길 게 있다면 이 대목입니다. 베타 코드는 응모나 추첨이 아니라, 삼성 게이밍 허브 이용자에게 제공됩니다. 게이밍 허브는 삼성 스마트 TV와 게이밍 모니터에 들어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기기 메뉴에서 켜고 삼성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됩니다. 별도 콘솔 없이도 이 안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기존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먼저 해 볼 수 있습니다. 새 기기를 살 필요 없이, 집에 있는 삼성 TV로 시리즈를 미리 맛보는 길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일정은 이렇습니다. 오는 21일 미국 서부시간 오전 9시, 액티비전의 출시 라이브 이벤트 '콜 오브 듀티: 넥스트'가 게이밍 허브를 통해 생중계됩니다. 사전 접속 베타는 게임사 공지 기준 8월 21일부터 25일까지이고, PC용 베타 코드가 게이밍 허브 이용자 5만 명에게 제공됩니다. 국내 기사들은 24일까지로 적었는데, 게임사가 공지한 일정과 하루 차이가 있으니 접속 전에 게임 공식 공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전 접속 뒤에는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누구나 참여하는 공개 베타가 예정돼 있습니다.
오프라인도 있습니다. 26일부터 30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6' 삼성 부스에 '모던 워페어 4' 체험존이 마련되고, 방문객에게 '볼트 에디션' 게임 코드 500개가 증정됩니다. 정식 출시일은 10월 23일입니다.
이런 협업 소식을 볼 때 살필 지점은 보도자료의 형용사가 아니라 무엇이 실제로 바뀌었는지입니다. 이번에는 게임 안에 화면비가 새로 들어갔고, 그건 문구가 아니라 확인 가능한 변화입니다. 이 방식이 삼성전자의 게이밍 사업을 콘텐츠 영역까지 넓히는 계기가 될지는 앞으로의 판매 실적과 후속 협업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참고
- 지디넷코리아, 머니투데이, 전자신문, 기호일보, EBN, IT조선, 아주경제, 뉴스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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