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8일 서울 중구 쌍방울그룹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영장에 적힌 혐의는 계열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자본시장법 위반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원래 대북송금 의혹에서 출발했습니다. 어쩌다 주가 이야기가 됐을까요.
3줄 요약
1. 쌍방울 계열사 주가조작 의혹으로 압수수색이 있었습니다
2. 거래소가 10개 안팎 종목을 심리해 이상 징후를 찾았습니다
3. 압수수색은 기소도 유죄도 아닙니다
8월 18일, 서울 중구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가 18일 오전부터 서울 중구에 있는 쌍방울그룹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영장에 적힌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 흔히 말하는 시세조종입니다. 회사 실적이나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였다는 의미입니다.
검찰이 곧바로 사무실에 들이닥친 것은 아닙니다. 그 전에 한국거래소에 10개 안팎 종목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가려달라고 심리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거래소는 매매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기관입니다. 특정 종목의 거래량이나 가격 움직임이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났는지 판단합니다. 이번에는 상당수 종목에서 이례적인 매매 양상이 나타났다는 회신이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은 이를 근거로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압수수색이라는 절차 자체를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계좌 내역이나 내부 문서는 회사가 자발적으로 넘겨주기 어려운 자료입니다. 관련자 진술만으로 채우기 힘든 부분을 강제로 확보하는 단계가 압수수색입니다.
고발한 쪽은 민주당이었습니다
이 수사의 뿌리를 따라가면 다른 사건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월 7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민주당의 고발 취지가 이 사건의 성격을 만듭니다.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본질이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지사 재직 당시 방북 비용 대납 의혹이 아니라 쌍방울 측의 주가조작이라는 것이 고발장의 논리입니다. 대북송금이라는 소재보다, 그 소재로 누가 어떤 이득을 봤는지가 진짜 문제라는 주장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구분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이 프레임 전환은 고발한 쪽의 주장이지, 검찰이 내린 판단이 아닙니다. 검찰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입니다. 대북송금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검찰이 결론 내린 단계가 아닙니다. 대검찰청은 고발 내용 가운데 시세조종에 해당하는 부분을 금융·증권범죄로 분류해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했습니다. 고발장이 접수되고 압수수색까지 7개월가량 걸렸습니다.
나노스, 그리고 다른 계열사들
핵심 수사 대상으로는 옛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가 거론됩니다. 이 회사는 이후 사명이 바뀌어 퓨처코어가 됐습니다.
의혹의 골자는 쌍방울 측이 대북사업 추진을 호재로 내세워 이 회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 했다는 것입니다. 대북사업이 실제로 진행되는지와는 별개로, 그 소식 자체가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로 쓰였다는 의심입니다. 특정 사업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 투자자가 몰리고,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뛰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찰은 그 기대감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보고 있습니다.
메디컬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고발장에는 나노스뿐 아니라 비비안, 광림, 미래산업 등 다른 계열사의 이상 급등락 정황도 함께 담겼습니다. 대북사업이라는 같은 재료가 여러 계열사 주가에 걸쳐 반복해서 등장했다는 것이 의혹의 배경입니다.
같은 의혹을 본 검찰청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의혹을 들여다본 검찰청이 서울남부지검이 처음은 아닙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과거 수원지검도 관련 의혹을 검토했지만 시세조종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금융범죄를 전담하는 조직이 거래소 심리 결과를 손에 쥔 채 같은 의혹으로 다시 들어간 셈입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어느 검찰청이 어떤 자료를 갖고 보느냐에 따라 진행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압수수색은 혐의를 확인하는 절차일 뿐, 기소나 유죄와는 다른 단계입니다. 수사기관이 강제로 자료를 확보했다는 것과 그 내용으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주가가 부양된 경위와 김성태 전 회장 등 그룹 관계자가 어느 선까지 관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뉴스에서 지금 확정된 사실은 두 가지뿐입니다.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거래소가 이상 거래 징후를 봤다는 것. 나머지는 아직 혐의입니다.
참고
- 메디컬투데이, 세계일보, 경향신문, 뉴시안,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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