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에 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국내 점포 수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3000곳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 주가가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두 거래일 만에 37% 가까이 뛰었습니다.
적자 회사의 주가를 이렇게 움직인 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게 실적으로 이어질 만한 것인지 짚어보겠습니다.
3줄 요약
1. 적자 회사 주가가 이틀 만에 37% 뛰었습니다
2. 13일 1만4090원, 18일 1만9360원입니다
3. 아직은 협약이지 매출이 아닙니다
방아쇠는 두 번 당겨졌습니다
이 상승은 하루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첫 번째 계기는 8월 12일 로스앤젤레스였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현지 식당을 직접 찾아 김치분말소스, 양념치킨소스 등 TBK 소스 11종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튿날인 14일 주가는 12.8% 오른 1만5890원에 마감했습니다. 연합뉴스 등이 보도한 이 현장 영업이 먼저 기대를 만든 셈입니다.
두 번째는 18일 장 시작 전 나온 북미 사업 확대 계획입니다. 백 대표는 지난 2일부터 약 2주간 미국과 캐나다에 머물렀고, 회사는 그 결과를 한꺼번에 공개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호텔·부동산 기업 썬레이그룹과 외식사업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더본코리아 측 설명으로는 메리어트·힐튼·하얏트 등 글로벌 브랜드 호텔 약 80곳을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첫 단계는 토론토 광역권 마컴 지역에서 썬레이그룹이 운영하던 매장을 더본코리아 브랜드로 바꾸는 것이고, 이후 다른 호텔·상업시설로 넓히는 방안은 아직 검토 단계입니다.
미국에서는 홍콩반점 탕수육 소스를 현지에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 만들어 배로 실어 보내던 방식을 바꿔 물류비와 공급 기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입니다.
| 날짜 | 종가 | 등락률 |
|---|---|---|
| 8/13 | 1만4090원 | - |
| 8/14 | 1만5890원 | +12.8% |
| 8/18 | 1만9360원 | +21.8% |
18일에는 개장 직후 1만9860원까지 올라 장중 한때 2만원 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2% 넘게 떨어졌습니다.
매출의 94%가 가맹사업입니다
주가가 이렇게 민감하게 움직인 이유는 이 회사의 매출 구조에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가맹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3.8%입니다. 반면 소스와 유통사업은 4.3%에 그쳤습니다. 회사는 이 비중을 장기적으로 50~6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워뒀습니다. 사실상 국내 프랜차이즈 한 다리로 서 있는 회사가 다른 다리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고, 이번 북미 발표가 그 말에 처음으로 실체를 붙인 소식이었던 셈입니다.
문제는 그 실체의 크기입니다. 해외 가맹점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대입니다. 회사가 내건 목표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인데, 이건 목표지 실적이 아닙니다. 이번에 나온 것도 협약과 협의이지 계약된 매출이 아닙니다. 마컴 매장에 어느 브랜드를 넣을지도 아직 정하는 중입니다.
이 대비가 이번 발표에서 제일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기대는 100% 몫을 바라보고 움직였는데, 실제 근거는 2%짜리 사업부에 붙어 있습니다.
실적은 방향만 바뀌었습니다
숫자로는 개선의 조짐이 보이긴 합니다. 2분기 매출은 8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2% 늘었고, 영업손실은 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5억원에서 75% 줄었습니다.
다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 1628억원에 영업손실 98억원입니다. 적자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손실 폭이 줄어든 것과 흑자로 돌아선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국내 사정도 함께 봐야 합니다. 6월 말 기준 국내 점포는 2984곳으로, 상장 이후 처음 3000곳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나마 늘어난 브랜드는 사실상 빽다방뿐이어서, 빽다방과 빽다방빵연구소가 전체 점포의 61.7%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홍콩반점 같은 브랜드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국내 가맹 확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정이 깔려 있습니다.
해외라고 순탄한 것도 아닙니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3월 문을 연 마라탕 전문점 마라백은 4개월 만인 13일부터 영업을 멈췄습니다. 회사는 부진 때문이 아니라 인근 홍콩반점 직영점 두 곳의 임대차 재계약이 불발돼 그 자리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전해서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전할 곳과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보면 알 수 있나
주가는 2024년 11월 공모가 3만4000원으로 상장한 뒤 한때 6만원대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30일에는 1만2700원까지 밀렸습니다. 18일 종가 1만9360원은 석 달 만의 최고가이면서, 동시에 공모가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이번 상승이 실체를 갖는지 확인할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마컴 매장이 실제로 문을 여는지, 미국에서 만든 탕수육 소스가 언제부터 공급되는지, 그리고 다음 분기 실적에서 유통·해외 매출 비중이 4.3%와 2%대에서 움직이는지입니다.
발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남은 것은 숫자입니다. 그 숫자가 나오는 자리를 알고 기다리는 것과, 발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다릅니다.
참고
- 서울경제, 동행일보, 매일일보, 파이낸셜뉴스, 글로벌이코노믹, 남도일보, 녹색경제신문,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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