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온 드라이버 신제품 가격이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었습니다.
핑도 테일러메이드도 그렇습니다. 정작 매장에서 제일 많이 팔린 아이언은 작년에 나온 모델이었습니다.
같은 매장, 같은 골퍼들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3줄 요약
1. 신형 드라이버 값이 처음 100만원을 넘었습니다
2. 핑 106만원, 테일러메이드 104만원부터입니다
3. 값 차이와 성능 차이를 나란히 놓고 재야 합니다
핑은 106만원, 테일러메이드는 104만원부터
올해 나온 신형 드라이버 가격표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핑이 올해 출시한 G440 K 드라이버는 기본 샤프트를 달면 106만원입니다. 투어 2.0 크롬이나 블랙 샤프트를 고르면 110만원이 됩니다.
테일러메이드도 다르지 않습니다. 올해 신제품 Qi4D 드라이버의 공식 판매가격은 104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상위 라인인 Qi4D LS는 105만원에서 145만원 사이입니다.
예전에는 일부 마니아층이 찾는 애프터마켓 샤프트나 한정판 정도가 100만원을 넘었습니다. 지금은 입문자도 집어 드는 주요 브랜드의 기본 라인업이 그 선을 넘었습니다. 골프용품업계는 티타늄과 카본 같은 고가 소재 사용이 늘어난 데다 환율과 생산·물류비 부담이 값에 그대로 얹혔다고 설명합니다. 어느 한 브랜드의 사정이 아니라 원가 구조가 통째로 바뀐 결과라는 뜻입니다.
같은 드라이버인데 40만원이 벌어집니다
가격표에서 정작 조심해야 할 건 '부터'라는 두 글자입니다. Qi4D 드라이버는 104만원부터라고 적혀 있지만 샤프트 등 사양을 올리면 144만원까지 갑니다. 이름도 같고 헤드도 같은 드라이버인데 40만원이 벌어집니다.
핑도 사정이 같습니다. 기본 샤프트를 단 106만원과 투어 2.0 샤프트를 단 110만원은 서로 다른 물건의 값입니다. 광고와 기사에 적히는 건 대개 이 중 제일 낮은 쪽입니다. 실제로 손에 쥐게 될 클럽이 얼마인지는 견적을 받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1월 11.6%에서 5월 21.4%로, 아이언은 구형이 1위
값이 오르자 사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골프존커머스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골프용품 시장은 지난해보다 조금 커졌는데, 그 성장을 이끈 건 신제품이 아니라 값을 낮춘 이월·재고 상품이었습니다.
아이언에서 특히 뚜렷합니다. 전국 111개 골프존마켓 직영점에서 브리지스톤의 이전 세대 제품인 V300 9은 올해 1~6월 내내 남성 아이언 판매량 1위를 지켰습니다. 1월에 11.6%였던 판매 비중은 5월 21.4%까지 올라갔습니다. 신제품이 매장에 깔린 뒤에 오히려 더 팔린 셈입니다. 여성용도 비슷해서, 신제품 젝시오14가 나왔는데도 상반기 내내 드라이버·우드·유틸리티·아이언 판매 1위는 이전 모델인 젝시오13이었습니다.
이 숫자는 나라 전체 판매 순위가 아니라 이 유통망 직영점에서 팔린 물량을 센 것입니다. 흐름을 읽는 데는 쓸모가 있지만 국내 골퍼 전부의 선택으로 넓혀 읽을 수는 없습니다.
타이틀리스트에서 캘러웨이로 옮겨간 골퍼들
값을 크게 올린 브랜드에서는 이탈도 나타났습니다. AK골프에 따르면 일부 타이틀리스트 용품은 가격이 20% 이상 오른 뒤 판매율이 떨어졌고,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캘러웨이 제품은 오히려 더 팔렸습니다. 브랜드 충성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동입니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제품과 이전 제품의 성능 차이보다 값 차이가 크다고 느끼면 골퍼들은 구형을 집습니다. 값을 올리는 쪽이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드라이버 1위는 100만원짜리 신제품이었습니다
고가 신제품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테일러메이드 Qi4D는 100만원이 넘는 값에도 올해 상반기 골프존마켓에서 남성 드라이버 판매량 1위를 지켰습니다.
이번 가격표에서 제일 눈여겨볼 대목이 여기입니다. 골퍼들이 무조건 싼 쪽으로 몰린 게 아닙니다. 성능이 확실히 나아졌다고 본 물건에는 110만원도 치렀고, 그렇지 않다고 본 물건은 작년 모델로 대신했습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골프용품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클럽을 교체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습니다.
매장에서 먼저 볼 것은 가격표 두 장
클럽을 바꿀까 고민 중이라면 순서가 있습니다. 지금 쓰는 클럽과 사려는 신제품이 몇 세대 차이인지부터 셉니다. 한 세대 차이라면 다른 골퍼들이 실제로 고른 쪽은 대체로 직전 세대였습니다. 남성 아이언의 V300 9, 여성 클럽의 젝시오13이 그렇게 팔렸습니다.
그다음 같은 매장에서 신제품과 직전 세대 제품의 가격표를 나란히 놓습니다. 이때 두 값이 각각 어떤 샤프트를 단 값인지 맞춰 봐야 합니다. 기본 샤프트끼리 비교하지 않으면 샤프트 값 차이가 성능 차이처럼 보입니다.
마지막은 직접 쳐 보는 일입니다. 계측기에 찍히는 거리와 방향은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숫자입니다. 그 차이가 가격표 두 장의 차이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올해 신제품을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
참고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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