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완성', 정작 결말은 이혼이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결혼의 완성'이 지난 9일 밤 12회 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제목만 보면 결말은 결혼이어야 할 것 같은데, 정작 두 주인공은 이혼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첫 회의 두 배 가까이 올라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3줄 요약
1. 제목과 달리 '결혼의 완성'은 이혼으로 끝났습니다
2. 4.4%로 출발해 8%대 자체 최고로 마쳤습니다
3. 시청률 수치는 매체마다 다르게 보도됩니다

4.4%에서 8%대로, 12회 만에 두 배

이혼을 앞두고 납치된 아내를 구하려는 남편의 사투를 그린 범죄 스릴러였습니다. 인면수심의 범죄자 노만희와 벌이는 추격전이 극의 중심이었고, 연출은 김정현·김민태, 극본은 정재하가 맡았습니다.

최종회 전국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집계로 8.5%였습니다. 연합뉴스 보도 기준입니다. 같은 회차를 두고 OSEN은 전국 8.8%, 분당 최고 11.2%라고 전했습니다.

시점전국 시청률
1회4.4%
최종회 (연합뉴스)8.5%
최종회 (OSEN)8.8%

숫자가 갈리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같은 닐슨코리아 자료라도 어느 단위를 집어 쓰느냐에 따라 소수점이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소수점 아래가 아니라 출발선과 도착선의 거리입니다. 4.4%로 시작해 12회 만에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고, 두 매체 모두 이 기록을 2025년 시작된 KBS 토일 미니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라고 적었습니다.

시청률이 회를 거듭할수록 오르는 드라마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대부분은 첫 회에 몰렸다가 서서히 빠집니다. 끝까지 오른 드라마는 중간에 새로 유입된 시청자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친근한 얼굴이 살인마가 됐습니다

그 유입을 만든 축 하나는 김대명이었습니다.

노만희는 겉으로는 평범한 컴퓨터 학원 강사입니다. 실제로는 사람을 죽이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습니다. 이 낙차가 통한 이유는 캐릭터 설정이 기발해서가 아니라, 그 역을 맡은 배우가 '미생'의 그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김대명은 '미생', '마음의 소리', '슬기로운 의사생활', '협상의 기술'을 거치며 선하고 인간적인 얼굴로 각인된 배우입니다. 시청자 머릿속에 이미 쌓여 있던 그 이미지가, 이번엔 공포의 재료로 쓰였습니다. 극 초반 노만희는 얼굴을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강태주(남궁민 분)를 흔듭니다. 목소리의 주인이 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이 드라마의 첫 번째 고비였습니다.

정체가 드러난 뒤로는 몸으로 밀어붙입니다. 얼어붙은 저수지 위 추격전, 남궁민과의 난투극까지 대역 없이 소화한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머니투데이는 그의 이중적인 면모를 "야누스를 능가하는 두 얼굴"이라고 평했습니다.

배우가 쌓아온 이미지를 스스로 배신하는 연기는 위험합니다. 실패하면 어색해지고, 성공하면 그 배우만 할 수 있는 장면이 됩니다. 이번은 후자였습니다.

결말은 '이혼'이었습니다

최종회에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납니다. 강태주에게 열등감을 느낀 최치웅(우지현 분)이 노만희를 사주해 아내 고세윤(이설 분)을 해치려 했다는 것, 그리고 최치웅이 직접 흉기를 휘둘렀다는 것까지. 두 사람은 나란히 경찰에 붙잡힙니다.

강태주는 크게 다친 아내를 직접 수술해 살려냅니다. 건강을 되찾은 고세윤은 그제야 강태주가 예전에 했던 "제 아내를 없애달라"는 말의 뜻을 알게 됩니다. 자신과 함께 있으면 아내가 절대 행복할 수 없으니, 자기 인생에서 아내를 지워달라는 말이었습니다.

고세윤은 "이번엔 내가 놓을게. 우리 이혼해"라며 이별을 건넵니다. 강태주는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른 거야"라는 말로 받습니다. 두 사람은 세상을 떠난 딸의 수목장에서 다시 마주쳐, 웃으며 함께 숲길을 걷습니다.

여기서 이 드라마의 제목이 다시 읽힙니다. '결혼의 완성'은 결혼을 지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대가 나와 있으면 불행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걸 붙잡지 않고 놓아주는 것. 마지막 회에서 완성된 건 관계의 형식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남궁민과 이설은 SBS '우리영화'에서 헤어지는 연인을 연기했던 사이입니다. 그 둘이 이번에는 부부로 만나 다시 헤어졌습니다.

시청률이 끝까지 오른 이유를 하나만 꼽으라면, 결말이 뻔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목이 약속한 방향과 정반대로 간 드라마가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참고

  • 머니투데이, OSEN,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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