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 50%를 물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시한은 오는 8월 19일입니다. 그런데 이 관세는 협정을 지킨 제품에도 그대로 붙습니다.
협정을 지켰는데도 관세를 문다면, 협정은 왜 있는 걸까요.
3줄 요약
1. 관세 50%는 협정 지킨 제품에도 붙습니다
2. 200억 달러, 캐나다 대미 수출의 5%입니다
3. 볼 것은 미국산 부품 비율 숫자입니다
협정을 지켜도 관세를 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경고는 이렇습니다. 오는 8월 19일까지 캐나다가 미국이 문제 삼는 무역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물품에 5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입니다. 캐나다가 미국으로 보내는 전체 수출액의 약 5%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금액이 아닙니다. 이 관세는 북미 3개국 자유무역협정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규정을 지킨 물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협정을 지켰다고 관세를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쪽이 급해졌습니다. 대미 무역을 담당하는 도미닉 르블랑 장관은 최근 3주 사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세 차례 만났습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멈춰 있던 협상이 시한을 앞두고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75%와 50%, 이 두 숫자가 전부입니다
숫자가 여러 개 나오지만 실제로 다투는 건 하나입니다.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 중 어디서 만든 게 몇 퍼센트냐입니다.
지금 규칙은 북미산 75%입니다. 캐나다·멕시코·미국 어디서 만들었든 상관없이, 부품 가치의 75%를 북미에서 채우면 우대 관세를 받습니다. 못 채우면 미국산이 아닌 부품 가치에 25% 관세가 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들고나온 요구는 미국산 50%입니다. 북미산이 아니라 미국산입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만든 부품은 여기서 빠집니다. 멕시코 정부와 완성차 업계는 지금 생산 구조로 이 수치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조건 | 못 채우면 |
|---|---|---|
| 현행 | 북미산 75% | 25% |
| 미국 요구 | 미국산 50% | 25% |
| 멕시코 역제안 | 역외 부품만 과세 | 5~10% |
멕시코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세 번째 줄의 안을 냈습니다. 아시아나 유럽에서 만든 부품 가치에만 관세를 매기고 멕시코·캐나다산 부품은 무관세로 두자, 기준 미달 차량의 최고 관세율도 25%에서 5~10%로 낮추자는 것입니다. 이 안대로면 관세가 차량 가치의 4분의 1 이하에만 붙습니다. 완성차 업계는 관세가 이 정도로 내려가지 않으면 저가 차종을 미국 시장에서 빼겠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캐나다도 비슷한 안을 미국에 전달했습니다. 수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멕시코가 원칙에서 물러선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USMCA는 2020년 발효 때 북미산 자동차 완전 무관세를 약속했습니다. 그 틀을 먼저 깬 쪽은 미국입니다. 캐나다·멕시코산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겼고, 협정 파기까지 거론했습니다. 그래서 멕시코는 무관세를 고집하는 대신 역외 국가보다 낮은 관세율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와 백악관은 이 제안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한국 부품사에 이 숫자가 남습니다
여기서 한국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산 50% 요구가 그대로 관철되면, 한국에서 만들어 멕시코 공장으로 보내는 부품은 미국산 비율을 갉아먹는 쪽으로 계산됩니다. 반대로 멕시코 역제안대로 역외 부품에만 관세를 매기게 되면, 한국산 부품은 정확히 그 역외에 해당합니다.
두 방향 모두 한국 부품사에 불리합니다. 다만 결이 다릅니다. 앞쪽은 완성차가 한국산 부품을 덜 쓰게 만드는 압력이고, 뒤쪽은 한국산 부품에만 관세가 남는 구조입니다. 관련 업종에 몸담고 있다면 어느 쪽으로 정리되는지가 두 해 뒤 수주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다만 이건 협상 중인 안이지 정해진 규칙이 아닙니다. 개별 품목이 어떻게 분류될지는 계약과 원산지 판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8월 19일이 지나도 끝나지 않습니다
확인해 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는 USMCA 개정 회담을 세 차례 가졌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공식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르블랑 장관과 그리어 대표의 잇단 만남은 협상이라기보다 시한을 앞둔 사전 접촉에 가깝습니다.
캐나다가 요구하는 것도 자동차만이 아닙니다. 기존 철강·알루미늄 관세 완화도 함께 올려놓았습니다. 미국이 캐나다의 어떤 무역 조치를 문제 삼는지,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USMCA 재개정 논의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시한과 타결 시점은 다릅니다. 8월 19일이 지나도 협상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주 뉴스를 볼 때 관세율 숫자만 따라가면 놓칩니다. 봐야 할 것은 미국산 부품 비율에 관해 어떤 문장이 나오는지입니다. 그 한 줄이 앞으로 몇 년간 북미로 가는 부품의 경로를 정합니다.
참고
- 파이낸셜뉴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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