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이 결혼을 앞두고 가족에게 부탁을 하나 합니다.
예비 시댁에는 자기가 고아라고 말해뒀으니, 상견례 자리에서 모른 척해달라는 겁니다.
이 한마디로 조용하던 한씨 집안이 통째로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그 소동을 다 받아낸 건, 아버지도 오빠도 아닌 큰딸이었습니다.
3줄 요약
1. 막내가 예비 시댁에 고아라고 거짓말했습니다
2. 언니는 캐리어를 내밀었고, 결국 껴안았습니다
3. 이 집의 감정은 늘 한 사람에게 몰립니다
"우리 가족은 내게 치부고 쪽팔림"
거짓말을 부탁하는 자리에서 막내딸 한규영(박유나 분)은 한마디를 더 얹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내게 치부고 쪽팔림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건 언니 한규림(안희연 분)과 아버지 한석중(류승수 분)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습니다.
17년 만에 만난 친엄마 고윤희(윤유선 분) 앞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한규영이 상견례에 새아버지 장훈태(권해효 분)를 친아버지라고 내세운 걸 알게 된 고윤희는 딸을 감싸는 대신 "네 아버진 대체 니들을 어떻게 키운 거야?"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러고는 지금 자기 가족이 소중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기댈 곳이라 여겼던 사람에게 밀려난 한규영은 그 자리에서 오열했습니다.
다만 고윤희도 돌아선 뒤 혼자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 드라마는 모진 말을 한 사람의 뒷모습을 꼭 한 번 더 비춥니다.
캐리어를 내밀고, 다시 붙잡는 사람
동생의 거짓말을 알게 된 한규림은 집을 나가라며 캐리어를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한규영이 되레 상견례장에 왔었냐고 화를 냈습니다. 여기서 참아온 것이 터집니다. "겨우 이딴 사기꾼 짓이나 하려고 유학까지 갔다 왔어?" — 이 문장 안에는 두 가지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동생이 유학까지 다녀오도록 뒷바라지한 사람의 실망과, 그래도 지금이라도 시댁에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붙잡는 마음입니다.
내쫓겠다고 캐리어를 내민 사람이, 같은 대화에서 수습할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방을 나선 뒤 문 너머로 들려오는 동생의 울음소리에 한규림이 다시 무너지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날 소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규영은 옷에 얼룩이 졌다는 이유로 막내 한규서(박수오 분)를 몰아붙였고, 말리던 쌍둥이 한규민(김민서 분)과 몸싸움까지 벌였습니다. 달려온 한규림이 둘을 떼어놓자 한규영은 "쌍둥이들이 내 인생에 튄 얼룩 같다"는 말을 뱉었고, 한규림은 동생의 멱살을 잡고 말 가려서 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걱정을 화내는 방식으로만 말하는 집
이 집 사람들은 걱정을 걱정처럼 말하지 못합니다.
큰아들 한규오(배윤규 분)는 아버지가 쌍둥이 동생들 용돈까지 가져다 쓰자 그 빚을 조용히 대신 갚았습니다. 그걸 목격한 한규서가 "형이 어떻게 번 돈인데"라며 아버지를 막아섰는데, 한규오의 반응은 고맙다가 아니라 내 인생에 신경 끄라는 쪽이었습니다. 자기가 감춰온 일이 들킨 건 아닌지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한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을 걱정한다고 말하는 대신 통장을 내밀며, 한 달 안에 그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가족에게 다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큰누나가 알면 끝"이었습니다.
협박처럼 들리지만 뜯어보면 형을 지키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아버지가 아니라 큰누나라는 사실도 여기서 드러납니다.
왜 매번 큰딸에게만 몰리나
정리해보면 이 회차에서 한규림이 한 일은 이렇습니다. 동생의 거짓말을 감당하고, 몸싸움을 뜯어말리고, 막말에 경고하고, 그러고도 동생 울음소리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반면 다른 식구들은 각자 자기 문제만 안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사고를 치고, 큰아들은 비밀을 숨기고, 막내는 형을 감시합니다. 감정의 총량이 한 사람에게 몰리는 구조입니다.
이 드라마에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상견례, 용돈, 옷에 묻은 얼룩 — 어느 집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입니다. 그런데도 눈을 못 떼게 되는 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는 쪽이 늘 정해져 있는 집을 우리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형제가 여럿인 집에서 자란 분이라면, 그 자리에 누가 서 있었는지 얼굴이 떠오를 수도 있겠습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15.7%(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습니다. 7회는 15일 오후 8시에 방송됩니다.
한씨 집안이 이 소동을 어떻게 추스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참고
- OSEN, 스포츠경향
태그 #사랑이온다 #KBS주말드라마 #한규림 #안희연 #한규영 #박유나 #고윤희 #윤유선 #한석중 #류승수 #배윤규 #K장녀 #주말드라마추천 #가족드라마 #맏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