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자가 떠올린 '중3 이재용', 유튜브에서 다시 나온 이유

2026년 8월 24일 · 한국

배우 사미자 씨(86)가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아 유튜브 채널을 열었습니다.

8월 19일 올라온 영상에 담긴 건 채널 소개가 아니었습니다. 남편과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중학교 3학년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행사장에서 봤다는 오래된 기억을 꺼냈습니다.

원로 배우와 그룹 총수 일가는 어쩌다 같은 자리에 있었을까요.

3줄 요약
1. 사미자는 TBC 전속 배우로 삼성 행사에 다녔습니다
2. 그 자리에서 중3이던 이재용 회장을 봤다고 했습니다
3. 수십 년 전 개인 기억이라 세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방송사에 못 나가게 했다"

사미자 씨는 19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로 데뷔했고, 1966년 TBC(동양방송) 특채 탤런트가 되면서 배우로 전향했습니다. TBC는 한때 KBS, MBC와 함께 3대 방송사로 꼽히던 곳입니다.

지금은 배우 한 사람이 이 방송사 저 방송사 드라마를 오갑니다. 그때는 달랐습니다. 남편 김관수 씨는 이번 영상에서 "사미자가 TBC 전속 탤런트였다"며 "튀는 얼굴이라 다른 방송사에 못 나가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사가 배우를 자기 화면에 붙잡아 두던 전속 제도가 있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배우가 어느 방송사 사람인지가 지금보다 훨씬 또렷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김관수 씨 본인은 KBS 공채 탤런트 출신입니다.

전속은 출연을 묶어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관수 씨는 "TBC 회장님이 아주 예뻐했다. 자기 생신날 호텔에서 파티하면 항상 부르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TBC 전속 탤런트니까 삼성에 무슨 큰 행사가 있으면 그 파티에 불려갔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부는 그 시절 웬만한 호텔은 다 가봤다며, 3년쯤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드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 눈여겨볼 만한 건 삼성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닙니다. 배우가 화면 안에서 무슨 역할을 맡았는지가 아니라, 화면 밖에서 어떤 자리에 불려 다녔는지가 드러난 대목입니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풍경입니다.

얼굴이 빨개진 소년

사미자 씨가 떠올린 장면은 이렇습니다. "지금 이재용 회장님 있지? 그 회장님이 중학교 3학년 때, 동생 이부진 씨 뭐 이렇게 다 데리고 와서" 행사장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지금 호텔신라 사장인 이부진 씨를 비롯한 동생들의 손을 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잘생길 수 있을까 싶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얼굴이 빨개져서 여동생 둘의 손을 이렇게 딱 잡고 있더라"고 회상했고, "중학교 3학년 때 얼굴이 아직도 떠오른다", "아직도 마음속에 엄마 같은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 장면이 몇 년도의 어떤 행사였는지는 영상에 나오지 않습니다. 인사를 나눈 자리였는지, 멀찍이서 본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수십 년 전 한 사람의 기억에 기댄 이야기라 세부까지 사실로 굳히기는 어렵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거기서 멈추면 되는 종류의 회상입니다.

드라마는 2016년이 마지막입니다

이 이야기가 나온 무대가 하필 유튜브라는 점에도 사연이 있습니다.

사미자 씨는 '아씨' '사랑이 뭐길래'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같은 작품으로 오래 안방극장을 지켰습니다. 예능과 연극에는 최근에도 종종 얼굴을 비쳤습니다. 다만 드라마는 2016년 SBS 일일드라마 '당신은 선물'이 마지막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이제 드라마가 안 들어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작품이 안 들어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서럽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연할 작품이 없어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통곡이 나왔다"고도 했습니다. 제일 겁났던 건 아픈 것 자체가 아니라 "사미자는 아파서 이제 연기를 못한다"는 말을 듣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겪은 일도 스스로 이야기했고, 지금은 "탈지팡이 했다"고 할 만큼 회복했다고 합니다.

곁을 지킨 사람은 남편이었습니다. "작품이 안 들어오면 어때? 당신이 노력한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살 수 있었잖아"라는 한마디에 다시 웃을 힘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유튜브도 "남편이 도와주겠다고 용기를 줬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70대에도 학원에 다니며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다고 하니, 새것 앞에서 물러서는 성격은 아닌 듯합니다.

여든여섯의 신인

첫 영상은 채널을 만드는 과정이었고, 두 번째는 유튜브 선배인 동료 배우 김영옥 씨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가수 임영웅 씨와 방탄소년단을 만나보고 싶고, 유기농 재료를 쓴다고 알려진 JYP엔터테인먼트 구내식당에도 가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름이 화면 밖으로도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1978년 납북돼 북한에서 8년을 지낸 배우 고 최은희 씨는 2007년 펴낸 자서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송에 사미자 씨가 나오면 '사미자 연기 참 잘합네다'라고 극찬했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 오래 남는 건 총수 일가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자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직 카메라 앞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60년 전 처음 카메라 앞에 섰던 신인은, 여든여섯에 스스로를 다시 신인이라고 부릅니다.

참고

  • 텐아시아, 머니투데이, 뉴시스, 엑스포츠뉴스, 미디어파인, 연합뉴스, 미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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