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일드라마 '기쁜 우리 좋은 날'이 다음 달 종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사이 KBS2와 MBC가 나란히 신작 일일극을 내놨습니다. '인어 아가씨'의 장서희와, 4년 만에 돌아온 박세영이 각각 그 주인공입니다.
그런데도 순위는 그대로입니다. 왜일까요.
3줄 요약
1. 신작 두 편이 와도 일일극 1위는 그대로입니다
2. 기쁜 우리 10%대, 신작은 6%대와 3%대입니다
3. 일일극은 얼굴보다 쌓인 회차가 셉니다
10%대 대 6%대 대 3%대
지난 12일 방송된 '기쁜 우리 좋은 날' 96회는 시청률 10.1%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전 95회는 전국 기준 10.5%였습니다.
같은 날 KBS2에서 방송된 '욕망의 덫' 3회는 6.2%. 첫 회 6.4%로 출발한 뒤 거의 그대로입니다. 지난달 6일 먼저 시작한 MBC '가족관계증명서'는 28회가 3.8%로, 4%대를 지키다 3%대로 내려앉았습니다.
두 신작 모두 복귀 배우를 앞세운 화제작이었습니다. 장서희는 '인어 아가씨'로 최고 시청률 47.9%를 찍었던 배우입니다. 그런데도 두 자릿수 벽은 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갈리는 건 배우 이름값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기쁜 우리 좋은 날'은 3월부터 다섯 달 가까이 96회를 쌓았고, 신작들은 이제 3회와 28회를 지납니다. 일일극은 매일 밤 같은 시간에 보는 습관으로 굴러가는 장르입니다. 이미 반년 가까이 이어온 이야기의 결말을 코앞에 둔 시청자에게, 이제 막 인물 소개를 마친 드라마로 옮겨 갈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지금 이 드라마의 동력은 무전기 하나입니다
이 작품이 종영 직전에 힘이 붙은 이유는 순위표 밖에 있습니다.
축은 25년 전 사고입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거기 있었는지를 두고 인물들이 서로 숨기고 캐냅니다. 12일 방송분에서 주인공 고결(윤종훈)이 그 사고 당시 상황이 녹음된 무전기를 듣고 잃었던 기억을 되찾았습니다. "그날 사고 현장에 세 사람이 다 함께 있었어"라는 대사가 그 순간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뒤집힌 대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인 조은애(엄현경)가 그 무전기를 "아직 못 고쳤다"고 둘러대며 감춰 왔다는 것. 또 하나는 성준(선우재덕)이 "사실은 그 현장에 아빠도 있었어"라며 자기 아버지의 존재를 털어놓은 것입니다. 결이 되찾으려는 진실 안에, 결을 아끼는 사람들이 전부 들어 있었던 셈입니다.
일일극의 갈등이 대개 그렇습니다. 악역이 밖에서 쳐들어오는 게 아니라, 이미 가까이 있던 사람이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는 쪽으로 갑니다. 시청자가 못 끊는 지점도 거기입니다. 새 드라마가 첫 회에 아무리 센 사건을 던져도, 이 밀도를 만들려면 수십 회가 필요합니다.
세 드라마가 다 같은 카드를 쥐고 있습니다
13일 방송된 97회에서 결은 아버지 관련 사건의 진실에 충격을 받고 은애에게 "우리 멈추자"며 이별을 말했습니다. 다만 그 선언까지 이어진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욕망의 덫'이 쥔 카드도 성격이 같습니다. 고은설(전혜원)이 박희정(서유정)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주미란(장서희)의 지워진 과거입니다. 박희정은 주미란을 알아보고 "네가 낳은 딸"이라며 몰아붙였지만, 정작 유전자 검사에서는 불일치가 나왔습니다. 출생의 비밀을 확인하러 갔다가 의문만 하나 더 늘어난 구조입니다.
세 편 모두 감춰진 과거와 그것을 캐는 사람이 동력입니다. 소재가 같으니 남는 변수는 얼마나 오래 끌고 왔느냐뿐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판세는 배우 이름보다 회차 번호로 설명됩니다.
다음 달 '기쁜 우리 좋은 날'이 끝나면 이 계산은 한 번 리셋됩니다. 그때 KBS1 시간대가 비고, 남은 두 편은 각각 40회와 100회쯤을 쌓은 상태가 됩니다. 컴백 스타의 저력이 진짜였는지는, 그 빈자리를 누가 가져가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
- TV리포트, 싱글리스트, Daum, 네이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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