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 표결에 국민의힘 108명 중 90명이 없었습니다

2026년 8월 16일 · 한국

2024년 12월 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재석 190명 전원이 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없었습니다. 왜 없었을까요.

3줄 요약
1. 그날 표결은 190명 전원 찬성이었습니다
2. 국민의힘 108명 중 90명이 불참했습니다
3. 법정이 다투는 건 여론이 아니라 그 90명입니다

재판정에 선 건 주진우가 아니라 추경호입니다

먼저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8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의 피고인은 추경호 대구시장입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사람입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검사 출신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인물이고, 그날 본회의장에 실제로 들어가 계엄 해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입니다. 박수민 의원과 함께 이날 증인석에 앉았습니다.

추경호에게 걸린 혐의는 '장소를 세 번 바꾼 것'입니다

혐의 이름은 내란중요임무종사입니다. 내란에 가담하되 우두머리가 아니라 중요한 역할을 맡아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이름이 무거운 데 비해 특검이 지목한 행위 자체는 단순합니다.

계엄 선포 직후 추 시장이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 → 당사 → 국회 → 당사로 세 차례 바꿨다는 것.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검은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추 시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판의 쟁점이 뭔지 보입니다. 장소를 세 번 바꾼 건 다툼이 없는 사실입니다. 다투는 건 "왜 바꿨나"입니다. 고의였는지, 아니면 혼란 속의 판단이었는지.

주진우 의원이 법정에서 내놓은 방어 논리 세 가지

증인으로 나온 주 의원의 진술은 이 "왜"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의총 자체는 이상할 게 없다. 그는 "사안이 중대하고 국회 표결이 이뤄지기 전에 의총 하는 것은 일반적"이며 "오히려 바로 본회의에 들어가는 게 매우 이례적"이라고 연합뉴스 보도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의총 소집을 요청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고 밝힌 대목이 눈에 띕니다. 소집을 원한 게 원내대표만이 아니었다는 뜻이 됩니다.

둘째, 그때는 위법인지 알 수 없었다.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는 "저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정보가 한정돼 위법성 여부까지 판단하기는 불가능했다"고 했습니다.

셋째, 못 들어간 건 국회가 막혀서다. "출입을 통제한 시간과 강도가 시시각각 변했다", "의원들은 국회가 막혀있고 혼란스러우니 당사로 갔다"는 진술입니다.

논란이 된 건 네 번째 주장입니다

여기까지는 재판 방어 논리입니다. 판을 뒤집은 건 그다음 한마디였습니다.

주 의원은 표결이 늦어진 이유를 국회의장 쪽으로 돌렸습니다. "150명이 넘은 지 한참 됐다", 그런데도 표결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계엄 해제 요구가 통과되려면 헌법상 국회의원 절반이 넘는 찬성이 필요합니다. 당시 국회 전체 의원이 300명이었으니 151명이 기준이었고,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이미 채워진 상태였다는 게 그의 관측입니다.

그러면 왜 안 했나. 그는 "이재명 대표의 출입시간을 맞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표결 직전에 이재명 대표가 들어오고 표결했다"는 것이고, 반대로 우원식 당시 의장이 예고한 시간보다 표결을 앞당기는 바람에 당사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올 수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늦췄다는 주장과 앞당겼다는 주장이 함께 나온 셈인데, 그의 논리 안에서는 "이 대표 입장에 맞춰 조절했다"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이 주장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한 증인의 해석입니다. 그 자신도 "생각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우원식 전 의장 측은 허위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법적 조치까지 거론한 것으로 보도됐고,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기록을 보라"며 반박했습니다. 어느 쪽 진술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재판이 실제로 물어보는 것

여론의 관심은 "이재명을 기다렸나"에 쏠렸지만, 재판이 판단할 대상은 그게 아닙니다.

법원이 답해야 하는 질문은 추 시장이 장소를 세 번 바꾼 행위에 표결 방해의 고의가 있었나입니다. 의장이 표결 시점을 어떻게 조절했든, 그것이 추 시장의 고의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국회 봉쇄가 실제로 심했다면 그건 고의를 부정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볼 지점은 명확합니다. 90명이 왜 없었는지에 대해 양측이 내놓는 증거입니다. 당시 국회 출입 통제 기록, 의총 장소 공지가 오간 시각, 의원들의 이동 경로.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한성진 부장판사)가 보는 것도 결국 이 시간표입니다.

증언은 증거가 아니라 주장입니다. 한쪽 말이 세게 보도됐다고 해서 그게 사실로 정해진 건 아닙니다. 다음 공판에서 어떤 기록이 나오는지를 보면 됩니다.

참고

  • 경향신문, 연합뉴스, 중앙일보, 뉴스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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