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kt 롤스터와 KRX가 원거리 딜러를 맞바꿨습니다.
시즌이 한창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야구나 축구를 보던 눈에는 별일 아닌 것 같지만, LCK에서 이런 일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3줄 요약
1. LCK 트레이드에는 정해진 창이 있습니다.
2. 시즌 중 맞트레이드는 통틀어 두 번뿐이었습니다.
3. 계약은 11월 16일까지 원소속팀 몫입니다.
7월 30일에 있었던 일
kt 롤스터는 7월 30일 공식 채널로 '에이밍' 김하람과 KRX '지우' 정지우를 맞바꾼다고 알렸습니다. 인벤 보도에 따르면 김하람은 그날 바로 KRX 1군 명단에 올라 한진 브리온전에 선발로 나섰습니다.
LCK에서 시즌 도중 선수를 1대 1로 맞바꾼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4월 30일 농심과 BNK 피어엑스가 '디아블' 남대근과 '태윤' 김태윤을 바꾼 건이었습니다.
열 팀이 1년 내내 경기를 치르는 리그인데 시즌 중 맞트레이드가 통틀어 두 번. 팀 사정이야 늘 생기는데도 그렇습니다.
달력이 먼저입니다
프로 리그의 트레이드는 언제든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열리는 기간과 닫히는 기간이 따로 있습니다.
올해 LCK의 상반기 트레이드 마감일은 4월 30일이었습니다. 5월 1일부터는 로드 투 MSI가 끝날 때까지 아예 막아 뒀고요. 4월 30일에 트레이드가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마감일이었으니까요.
그럼 7월 30일 거래는 어떻게 된 걸까요. 국제 대회 기간이 지나 창이 다시 열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LCK는 3라운드 재개를 앞두고 규정집을 손봤고 그 개정이 7월 29일부터 시행됐는데, 김하람과 정지우가 자리를 바꾼 것이 바로 그다음 날입니다.
닫아 두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국제 대회를 앞두고 선수가 팀을 옮기면 어느 나라 대표로 나가는지부터 꼬입니다. 순위 싸움이 걸린 시기에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에 주전을 넘겨주는 것도 리그 입장에서는 곤란하고요.
그래서 금지 구간이 아니어도 리그 사무국이 승인을 거절할 수 있게 해 뒀습니다. 대상 선수가 국제 대회 명단에 들어 있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해외 리그와 트레이드 시기가 다르면 양쪽 사무국이 협의한 절차를 따릅니다.
11월 16일
시즌 중이 아니라 시즌이 끝난 뒤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라이엇의 글로벌 규정상 선수 계약은 한국 시간 11월 16일까지 유지됩니다. 그때까지는 원칙적으로 원래 소속팀하고만 협상할 수 있습니다. 그 전에 다른 팀이 선수에게 접촉하면 탬퍼링이 되고 제재를 받습니다.
FA 시장이 열리는 시점이 딱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11월 중순 하루이틀 사이에 이적 소식이 쏟아지는 게 그래서입니다. 그전까지 조용한 건 협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못 하게 돼 있어서입니다.
5명이 두 번 나옵니다
돈 쪽 규칙은 숫자 하나로 요약됩니다. 5명.
하나는 아래를 받칩니다. 통합 명단에 등록된 선수 가운데 최소 5명에게는 리그가 정한 최저 연봉 6,000만 원 이상을 줘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위를 누릅니다. 균형지출제도라는 게 있는데, 팀에서 보수가 높은 상위 5명의 합계로만 판단합니다. 제도가 처음 적용된 2024년 스토브리그의 기준선이 40억 원이었고, 이 금액은 2년마다 다시 정하게 돼 있습니다. 선수 한 명한테 얼마를 주든 상한은 없습니다. 다만 팀 합계가 기준을 넘으면 구간에 따라 사치세를 물고, 그 돈은 넘지 않은 나머지 팀들에 나눠 줍니다.
이게 미국 프로스포츠의 샐러리 캡과 다른 점입니다. 못 넘게 막는 게 아니라 넘으면 값을 치르게 하는 쪽입니다.
제가 이 제도에서 제일 재미있게 보는 건 사치세가 리그 금고로 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돈을 많이 쓴 팀이 적게 쓴 팀에 직접 건네는 구조라, 상위권 팀의 지출이 하위권 팀의 수입이 됩니다.
바꾸고 나면 연봉은 누가 냅니까
7월 29일부터 적용된 개정 규정에 이 답이 들어갔습니다.
원래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겨도 선수가 받기로 한 연봉이 보전됐습니다. 개정된 내용은 여기서 인센티브나 성과급처럼 보장되지 않은 돈은 보전 대상에서 뺀다는 것입니다. 성적에 따라 받는 돈이니 팀이 바뀌면 조건도 바뀐다는 논리입니다.
대신 선수와 팀이 따로 합의하면 기본 연봉과 계약 기간을 조정할 수 있게 열어 뒀습니다.
같은 개정에서 코칭스태프 최저 연봉도 명시됐습니다. 감독 6,000만 원, 감독 외 코칭스태프 4,000만 원, 그 밖은 2,000만 원(세전)입니다. 시즌 중에 코치를 감독으로 올리는 것도 사무국 사전 승인을 받으면 가능해졌는데, 이때도 바뀐 자리의 최저 연봉을 맞춰야 합니다.
에이전트가 생겼습니다
올해 5월 한국e스포츠협회가 LCK 공인 에이전트를 모집했습니다. 선수와 팀 사이 계약을 중개하고 선수 권익을 챙기는 역할입니다.
야구나 축구에서는 오래된 직업이지만 e스포츠에서는 이제 막 제도가 됩니다. 데뷔 나이가 어린 종목이라 더 그렇습니다. 열일곱, 열여덟에 억대 계약서를 앞에 두는 선수가 혼자 조항을 읽는 상황이 오래 이어졌으니까요.
지금 볼 것은 순위가 아니라 손발입니다
시즌 후반의 순위 싸움은 이미 짜인 명단 안에서 벌어집니다. 트레이드로 뒤집을 수 있는 시기는 지났고, 다음 카드는 11월 16일 이후에나 나옵니다.
지금 볼 만한 건 트레이드로 자리를 옮긴 선수들이 새 팀에서 얼마나 빨리 맞춰 가느냐입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시즌 중에는 거의 없다는 게 e스포츠 트레이드의 진짜 비용입니다.
날짜와 조항을 직접 확인하고 싶으시면 LoL Esports의 LCK 규정집에 트레이드 기간·승인 절차·균형지출제도가 전부 공개돼 있습니다. 개정은 시즌 중에도 붙으니, 이적설이 돌 때 규정집 개정일부터 보면 그 소문이 가능한 이야기인지 아닌지가 먼저 갈립니다.
트레이드 소식을 볼 때 팀 이름보다 먼저 볼 것은 날짜입니다. 그 날짜가 창이 열린 마지막 날인지, 닫히기 직전인지에 따라 같은 거래도 다른 뜻이 됩니다.
참고자료
- 인벤 ‘에이밍’ 김하람, KRX 트레이드 직후 한진 브리온전 선발 출격
- 인벤 LCK, 정규시즌 3라운드 앞두고 일부 규정 개정
- 미주중앙일보 상반기 트레이드 마감일…피어엑스-농심, ‘디아블’↔‘태윤’ 전격 트레이드
- LoL Esports 2025 LCK 규정집 안내
- 스포츠경향 LCK ‘사치세’ 도입…선수 연봉 2년새 71% 증가
- 네이트 KeSPA, 2026 LCK 공인 에이전트 모집
태그 #LCK #롤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트레이드 #이적시장 #스토브리그 #균형지출제도 #사치세 #FA #탬퍼링 #프로게이머 #e스포츠 #kt롤스터 #KRX #LCK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