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개가 팔린 메뉴가 예정보다 먼저 사라졌습니다.
리콜 명령이 내려온 것도, 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닙니다.
회사가 먼저 멈췄습니다. 무엇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을까요.
3줄 요약
1. 옥수수 버거는 신고 3건으로 판매를 멈췄습니다.
2. 100만 개 팔린 메뉴가 13일 일찍 끝났습니다.
3. 지역 이름을 붙이면 사고도 그 지역에 붙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 판매를 7월 30일 밤부터 멈췄습니다.
7월 9일에 나와 8월 12일까지 팔 예정이던 메뉴였습니다. 2주 만에 누적 100만 개를 넘겼을 만큼 잘 나갔고요.
멈춘 이유는 하나입니다. 먹다가 돌 알갱이가 씹혔다는 고객 제보가 3건 넘게 들어왔습니다.
혼입 경로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회사가 농가·납품업체와 함께 원인을 찾고 있다고 밝혔으니, 어디서 들어갔는지는 지금 단정할 수 없습니다.
'3건'은 회사가 그어 둔 선입니다
여기가 이 사건에서 제일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한국맥도날드에는 같은 내용의 신고가 3건 이상 접수되면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다는 자체 기준이 있습니다. 법이 정한 숫자가 아니라 회사가 미리 정해 둔 숫자입니다.
이런 선을 미리 그어 두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고가 터진 뒤에 "얼마나 심각한가"를 그 자리에서 판단하면, 판단하는 동안 제품은 계속 팔립니다. 숫자를 미리 정해 두면 고민하는 시간이 사라집니다.
3이라는 숫자 자체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1건은 우연일 수 있고 3건이면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실무적인 선긋기에 가깝습니다.
왜 하필 돌은 걸러지지 않았을까
식품 공장에서 이물을 걸러내는 장비는 크게 둘입니다.
금속검출기는 이름 그대로 금속에 반응합니다. 자기장 변화를 읽는 방식이라 쇳조각은 잡지만 돌은 지나갑니다.
X선 검사기는 밀도 차이를 봅니다. 흑백 영상의 음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유리, 뼈, 플라스틱, 돌 같은 비금속도 잡아냅니다. 대신 장비값이 비싸고, 밀도 차이가 작은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옥수수 알갱이와 작은 돌은 크기도 비슷하고 색도 비슷합니다. 눈으로 고르는 공정이라면 놓치기 쉬운 조합입니다.
참고로 우리 식품 규정에서 보고 대상으로 삼는 이물에는 3mm 이상의 유리·플라스틱·사기·금속뿐 아니라 돌과 모래 같은 토사류도 들어갑니다. 돌이 그만큼 흔한 이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역 이름을 붙이는 장사
메뉴 이름에 '충주'가 왜 들어가 있었는지도 볼 만합니다.
지역(local)과 경제(economy)를 붙여 로코노미라고 부릅니다. 지역 특산물을 원재료로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 이름에 지역명을 그대로 내거는 방식입니다.
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해 왔습니다. 위키트리가 정리한 수치를 보면 창녕 마늘, 보성 돼지, 진도 대파, 진주 고추, 익산 고구마를 거쳐 충주 찰옥수수가 여섯 번째였고, 누적 3,000만 개가 팔렸으며 국내산 식재료를 1,000t 이상 사들였습니다. 충주 찰옥수수만 약 25t입니다.
같은 자료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의 경제 효과를 617억 원 규모로, 그중 농가 소득을 44억 9,000만 원으로 집계했습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같은 길에 있습니다. 성주 참외 요구르트, 보성 말차 케이크처럼 산지를 앞세운 상품이 계속 나오고 있고요.
이름과 함께 넘어가는 것
기업은 다른 데 없는 이야기를 얻고, 지역은 판로와 홍보를 얻습니다. 여기까지는 서로 좋습니다.
문제는 반대 방향입니다. 상품 이름이 '옥수수 버거'가 아니라 '충주 찰옥수수 버거'이면, 돌 알갱이 이야기가 돌 때 함께 검색되는 것은 회사 이름만이 아닙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단계에서도 이렇습니다. 지역명을 브랜드로 빌려 쓴다는 것은 평판의 위험도 함께 나눠 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로코노미가 오래가려면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보다 원물 관리와 검사 공정이 먼저입니다. 이름을 빌려주는 쪽 입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물이 나왔을 때 할 일
먹다가 뭔가 씹혔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사진부터 찍습니다. 이물과 제품, 포장을 함께 담습니다. 버리고 나면 증거가 없어집니다.
남은 제품과 이물을 보관합니다. 되도록 그대로 두고, 상하기 쉬우면 냉장 보관합니다.
신고는 국번 없이 1399입니다. 부정불량식품 신고 전화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누리집의 '불량식품 신고'에서도 접수됩니다. 같은 곳에서 최근 회수·판매중단 목록도 볼 수 있으니, 집에 사 둔 게 있는지 확인할 때 쓰면 됩니다. 판매처에 알리는 것과 별개로 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회사가 스스로 멈추는 결정에는 미리 정해 둔 숫자가 있었습니다. 그 숫자가 없었다면 판매는 며칠 더 이어졌을 겁니다.
지역 이름이 붙은 상품을 볼 때 한 가지만 같이 보면 좋겠습니다. 그 이름이 마케팅으로만 쓰이는지, 검사 공정까지 함께 왔는지.
빌린 이름은 잘될 때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더 크게 울립니다.
참고자료
- 뉴시스 단독 — 한국맥도날드, 충주 찰옥수수 버거 판매 조기 종료…"돌 알갱이 발견"
- 굿모닝충청 맥도날드 '충주 찰옥수수 버거' 판매 조기 종료…"돌 알갱이" 민원
- 위키트리 5년 만에 3000만 개 대박… 지역 맛에 지갑 연다는 '로코노미' 열풍
- 데일리안 참외는 '성주', 말차는 '보성'…식품업계가 지역명에 주목한 이유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식품에서 나온 이물질이 원인일까요
판매 중단 경위와 수치는 위 보도를, 이물 신고 절차는 생활법령정보를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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