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쓸지 고민할 때 제일 먼저 걸리는 건 "얼마나 손해인가"입니다.
이번 주에 그 숫자가 하나 나왔습니다. 월급 7.7% 감소.
그런데 이건 휴직하는 동안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3줄 요약
1. 육아휴직 뒤 월급은 복직하고 나서 깎입니다.
2. 안 쓴 사람보다 7.7% 적고 2년 이어집니다.
3. 유연근무 되는 회사에선 그 차이가 안 나왔습니다.
7.7%가 2년을 갑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8월 3일 발표한 '일생활균형제도의 여성 노동시장 영향 연구'에 나온 숫자입니다.
| 시점 | 월급 차이 |
|---|---|
| 육아휴직 직후 | −7.7% |
| 1년차 | −6.2% |
| 2년차 | −6.3% |
| 3년차, 4년차 | 회복 |
시간당 임금으로 보면 휴직 직후 8.6% 낮았습니다.
눈에 걸리는 건 감소 폭보다 길이입니다. 한 해 겪고 마는 일이 아니라 두 해를 더 갑니다. 그러다 3년째부터 회복됩니다.
다만 이 연차를 언제부터 센 것인지는 공개된 내용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분명한 건 차이가 2년 넘게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무엇과 비교한 7.7%인가
여기가 제일 자주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휴직 전 내 월급과 비교한 숫자가 아닙니다.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한국노동패널 자료로 만 0세 자녀를 둔 여성을 봤습니다. 그중 육아휴직을 쓴 쪽과 쓰지 않은 쪽으로 나눠 월급을 견줬습니다.
7.7%는 같은 처지에서 육아휴직을 쓰지 않은 여성 노동자와 벌어진 간격입니다.
이 구분이 왜 필요하냐면, 휴직을 쓰지 않은 사람의 월급도 그사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통장에 찍히는 액수가 7.7%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라, 안 썼더라면 갔을 자리와의 거리가 그만큼이라는 뜻입니다.
휴직 중에 받는 돈은 따로 있습니다
육아휴직 기간에 회사가 월급을 주지는 않습니다. 고용보험에서 육아휴직 급여가 나옵니다.
지금 기준으로 첫 3개월은 통상임금 전액을 주되 월 250만 원까지입니다. 4개월째부터 6개월째까지는 200만 원까지고요. 7개월째부터는 통상임금의 80%에 월 160만 원까지입니다.
원래 월급이 상한보다 많은 분은 여기서 이미 차이가 생깁니다.
다만 이건 쉬는 동안의 계산이고, 앞의 7.7%는 일터로 돌아온 뒤 받는 월급입니다. 비용이 두 군데 있는 셈인데, 대개 앞엣것만 계산합니다.
11.4%와 "차이 없음"
같은 연구에서 그 폭이 갈리는 지점이 하나 나왔습니다.
유연근무제가 없는 사업장에서는 육아휴직을 쓴 여성의 월급이 쓰지 않은 여성보다 11.4% 낮았습니다. 그런데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두 집단의 임금 차이가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남아 있을 확률도 갈렸습니다. 유연근무제가 있는 회사에 다닌 여성은 없는 회사에 다닌 여성보다 복귀 2년째에 13.4%포인트, 3년째 9.2%포인트, 4년째 6.7%포인트 높았습니다.
여기서 유연근무는 재택근무, 시차출퇴근, 근무 시간을 고를 수 있는 것 같은 방식을 말합니다.
육아휴직만으로는 왜 부족했나
휴직 자체의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육아휴직을 쓴 여성은 쓰지 않은 여성보다 회사에 남아 있을 확률이 약 10%포인트 높았습니다.
문제는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복귀 1년째부터 떨어지기 시작했고, 근속기간이 늘어난 효과도 한두 해가 지나니 사라졌습니다.
휴직은 출산 직후 그만두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런데 돌아온 뒤 일하는 방식이 그대로면 거기서 다시 갈린다는 이야기입니다.
회사가 작으면
연구원은 100인 미만 사업장에 다니는 24세에서 49세 사이 노동자를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도를 아예 쓸 수 없다는 응답이 일정 비중 있었습니다.
이유로 나온 것은 경영진의 의지 부족, 노무관리 부담, 직무 특성상의 제약이었습니다. 제도를 쓰는 곳에서도 대체인력이 없어 남은 사람들이 일을 나눠 맡고 있었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써도 업무량은 줄지 않았습니다.
써본 사람이 없어 눈치가 보인다, 돌아와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앞의 숫자들이 평균이라면, 이건 평균 뒤에 있는 폭입니다.
이 연구에 남성은 없습니다
짚어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연구가 본 것은 만 0세 자녀를 둔 여성 노동자입니다.
남성 육아휴직자에게 같은 폭이 나타나는지는 이 연구로 알 수 없습니다. 7.7%든 11.4%든 여성 노동자를 분석해 나온 숫자입니다.
복직 전에 확인해둘 것
이 연구가 가리키는 갈림길이 제도가 아니라 복귀 후 일하는 방식이라면, 확인할 것도 거기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유연근무가 있는지, 문서로 확인합니다. 취업규칙이나 인사 규정에 재택근무·시차출퇴근·선택근로가 들어 있는지 봅니다. 관행으로만 있는 것과 규정에 있는 것은 복직할 때 무게가 다릅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함께 셈합니다. 휴직과 별개 제도이고, 나눠 쓸 수 있습니다. 급여 기준과 신청 절차는 고용24에 정리돼 있습니다.
복직 시점의 업무 배치를 미리 물어둡니다. 돌아올 자리와 담당 업무를 휴직 전에 확인해두는 편이, 돌아온 뒤에 협의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육아휴직을 쓸지 정할 때 계산할 것이 둘이라는 뜻입니다. 쉬는 동안 받는 급여, 그리고 돌아온 뒤 2년.
뒤엣것은 제도가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일하게 하느냐에서 갈렸습니다.
그래서 물어볼 것이 하나 늘어납니다. "휴직 급여가 얼마인가"만이 아니라 "돌아와서 어떻게 일하게 되는가"입니다.
참고자료
- 뉴시스 여성 육아휴직 쓰면 월급 7.7%↓…2년차까지 감소 지속
- 연합뉴스 "유연근무 병행하면 육휴만 쓸 때보다 경력단절 줄어"
- 이투데이 "육아휴직만으론 한계"…여성 경력유지 해법은 '복귀 후 유연근무'
- 고용24 육아휴직 급여 제도안내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육아휴직 급여
임금·고용확률 수치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일생활균형제도의 여성 노동시장 영향 연구' 발표를 다룬 위 보도를, 육아휴직 급여 기준은 정부 안내를 참고했습니다.
급여와 근속 조건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실제 신청과 급여 계산은 고용센터나 회사 인사 담당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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