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성공한 인플루언서 박경희를 연기했습니다.
9월 4일 종영한 8부작은 불륜에서 출발하지만, 인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비밀과 욕망에 휘말리는 블랙코미디로 전개됐습니다.
박경희의 화려한 의상과 말투, 결정적인 순간 드러나는 거친 언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그가 지키려는 삶의 불안과 연결돼 있습니다.
3줄 요약
1. 김혜수는 박경희의 욕망과 불안을 연기했습니다.
2. 작품은 9월 4일 8부작으로 종영했습니다.
3. 의상은 인물의 심리를 읽는 단서입니다.
‘불륜’보다 큰 비밀로 번지는 박경희의 이야기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행복한 가정을 내세워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 부부와 이웃 의사 부부가 거대한 비밀로 얽히는 이야기입니다. 김혜수가 맡은 박경희는 철거촌에서 출발해 성공한 인플루언서라는 설정의 인물로, 자신이 이룬 지위와 가족, 회사를 잃지 않으려 합니다.
김혜수는 9월 5일 전한 종영 소감에서 이 작품을 두고 배우로서 무엇을 더 할지와 어디까지 내려놓을지를 함께 고민한 작업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연기자로서 새로운 얼굴을 하나 더 남긴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역할은 처음부터 작가들이 김혜수를 염두에 두고 쓴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정은경 작가는 김혜수의 카리스마가 박경희의 이기적인 욕망과 품격 없는 행동까지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김혜수 역시 대본을 혼자 웃으며 읽었고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큰 리본과 버건디, 박경희를 설명한 선택
박경희는 격식을 갖춘 말투와 화려한 옷차림으로 자신을 꾸미지만, 위기에서는 거친 언어와 불안을 드러냅니다. 김혜수는 이 상반된 면을 한 인물 안에 놓으며, 성공을 과시하는 모습과 다시 추락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함께 표현했습니다.
특히 김혜수는 버건디 슬릿 원피스와 브릭 색 새틴 트렌치코트를 기억에 남는 의상으로 꼽았습니다. 사건이 본격화한 뒤 의상이 핏빛 계열로 옮겨 가도록 준비했으며, 버건디에 욕망·불안·피의 흔적 같은 복합적인 이미지를 담고 싶었다는 설명입니다.
작가들의 말도 같은 지점을 가리킵니다. 작품 초반의 큰 리본 의상은 대본에 적힌 ‘기죽지 않으려고 한껏 꾸미고 갔다’는 느낌을 화면에서 확장한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의상이 배우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박경희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자신을 어떻게 세우려 하는지 보여주는 장치가 된 셈입니다.
7회 한 공간에 모인 인물들
김혜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7회를 꼽았습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움직이던 인물들이 한 공간에 모여 비밀과 욕망, 두려움에 맞닥뜨리는 장면입니다. 그는 누구도 상황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질 수 없게 되는 순간이라서 재미와 긴장, 공포가 함께 작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장면은 박경희를 한 가지 감정으로 읽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도 보여줍니다. 그는 위기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 태도 아래에는 자신이 쌓아 온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김혜수가 인물의 화려함과 불안, 통제하려는 태도와 흔들림을 함께 놓은 이유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작품은 공개 뒤 쿠팡플레이 시리즈 누적 시청량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됐습니다. 다만 그 기록보다 눈여겨볼 점은 박경희가 성공한 인플루언서라는 표면적 설정을 넘어, 성공을 잃을 위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인물로 그려졌다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