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으로 확보한 자료, 다른 혐의 재판에 바로 쓸 수 있을까요

2026년 8월 26일 · 한국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만으로 그때 확보한 모든 자료를 다른 사건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LH 용역 입찰 관련 뇌물 사건에서는 이 문제가 결국 무죄 확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영장의 대상과 실제 수사 범위가 달라질 때, 재판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3줄 요약
1. 영장은 모든 혐의의 증거 수집권이 아닙니다
2. 담합 영장 자료가 뇌물 재판에서 배제됐습니다
3. 영장 목적과 사용 범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

담합 수사 영장으로 나온 자료의 한계

서울경제TV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LH가 발주한 건설사업 관리 용역 입찰과 관련해 뇌물 혐의로 기소된 공기업 직원 두 명의 무죄를 최근 확정했습니다. 검찰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사건의 핵심은 돈을 받았다는 혐의 자체를 어떻게 증명했느냐에 있었습니다. 검찰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입찰 자료와 녹취파일을 확보했고, 이를 뇌물 사건 수사에 활용했습니다.

A씨는 경쟁업체 두 곳에서 선정 청탁과 함께 7천만원을, B씨는 다른 업체에서 2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문제의 입찰심사 평가자료와 녹취파일에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대법원도 그 결론을 확정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영장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영장으로 나온 자료를 별도 혐의에 이용할 수 있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장의 출발점은 입찰 담합 의혹이었고, 재판에서 다뤄진 혐의는 뇌물이었습니다.

발견했더라도 절차를 멈춰야 했다는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관련 자료를 발견했다면 즉시 탐색을 멈추고,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야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자료를 먼저 확보한 뒤 다른 사건에 쓸 수 있는지 따지는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은 셈입니다.

이 판단은 단지 녹취파일 몇 개를 빼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진술조서와 법정 진술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한 번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자료가 후속 증거에도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보도는 이를 적법절차 원칙을 엄격하게 재확인한 판결로 전했습니다. 범죄 혐의가 중하다고 여겨지더라도, 수사기관이 자료를 확보하는 범위와 방식은 영장에 적힌 목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영장 뉴스에서 ‘발부’나 ‘기각’만 보면 수사가 곧바로 결론 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장 발부는 수사 과정의 한 결정이고, 유무죄는 재판에서 증거가 적법하게 쓰일 수 있는지까지 따져야 갈립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1심 유죄가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바뀐 과정입니다. 쟁점은 혐의의 자극적인 내용보다, 그 혐의를 뒷받침한 자료가 어떤 영장 아래 확보됐는지였습니다. 영장을 볼 때는 대상 혐의와 확보 자료의 사용 범위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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