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바다는 왜 최근 기후변화의 현장으로 자주 언급될까요.
수온 변화는 바닷속 생물뿐 아니라 어업과 섬 주민의 생활에도 닿아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장면과 앞으로의 대책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줄 요약
1. 거문도 바다는 고수온 변화가 관찰됩니다
2. 독가시치와 감태숲의 관계가 핵심입니다
3. 관찰과 확정된 대책은 구분해야 합니다
대마난류 길목에서 나타난 고수온의 흔적
거문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최남단에 있으며, 대마난류가 흐르는 길목으로 소개됩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해역은 다양한 생물 종이 모이는 곳인 동시에, 해양 기후변화의 영향을 비교적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잠수 조사에서는 수심 약 15m에서 큰 연산호 군락이 관찰됐습니다. 수지맨드라미류 산호는 사람 키에 가까울 정도로 자랐고, 반대로 고수온 스트레스로 녹아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호도 발견됐다고 합니다. 산호가 빠르게 자라는 모습 하나만으로 바다가 건강해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서는 1968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 해역 수온이 1.6도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지구 평균 상승 폭은 0.76도였습니다. 최근 10년의 상승 속도는 그 이전 35년과 비교해 3배 빨랐다는 설명도 나왔습니다.
이 숫자는 거문도만의 측정값은 아닙니다. 다만 거문도에서 확인된 산호와 어종의 변화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온난화가 섬 주변 생태계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독가시치 떼가 감태숲을 먹으면 생기는 일
보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독가시치와 감태숲의 관계입니다.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유독성 어종인 독가시치의 출현 빈도가 늘었고, 대규모 무리가 감태숲을 뜯어먹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독가시치는 수온이 26도 이상일 때 먹이 활동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조류가 줄어드는 문제는 보기 좋은 바닷속 풍경이 사라지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감태숲은 물고기가 산란하거나 머무는 공간이 될 수 있어, 훼손이 이어지면 먹이망과 산란지에도 연쇄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식물플랑크톤은 1990년대 후반과 비교해 58% 감소했고, 해파리 등 여름철 유독종 출현은 60% 증가했다는 수치도 보도됐습니다. 플랑크톤은 바다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므로, 변화가 누적되면 수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낯선 물고기가 보인다’는 소식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수온, 해조류, 어획 환경이 함께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거문도 바다의 변화는 단일 종의 증감보다 바다숲과 먹이사슬이 맞물린 문제에 가깝습니다.
어업·인구·안전은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고수온과 적조 피해는 섬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중앙일보는 거문도에서 참치 가두리 양식을 하던 운영자가 적조로 키우던 참치 대부분이 폐사해 양식을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한 개인의 사례이지만, 바다 환경의 변화가 생계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문도가 속한 여수시 삼산면 인구는 1948명으로, 10년 전 2344명보다 약 17% 줄었습니다. 인구가 줄면 해변으로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를 처리할 인력도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기후, 생태, 인구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 배경입니다.
안전 대응도 진행 중입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섬박람회와 여름철 성수기, 태풍·기상 악화에 대비해 관할 해역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거문도항 헬기장은 2021년에 준공됐으며, 해경은 활용 방안을 점검한 뒤 비상상황 대응과 응급환자 이송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다만 순찰 강화 계획이 곧 섬의 기후·생태 문제를 해결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거문도를 볼 때는 바닷속 변화와 주민의 생활, 비상 대응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점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필요한 판단은 한 장면의 충격보다 변화가 계속되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