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가 미국에서 공연한다고 하면 보통 카지노 무대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김용필이 9월에 서는 로스앤젤레스 무대는 호텔 연회장입니다.
같은 미국 공연인데, 왜 자리가 달라졌을까요.
3줄 요약
1. 김용필의 LA 무대는 카지노가 아닌 호텔입니다
2. 5성급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세 차례 열립니다
3. 이 한 번으로 흐름이 바뀐 건 아닙니다
무대가 아니라 형식이 다릅니다
김용필은 9월 25일과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놈놈놈쇼'(NOM.NOM.NOM SHOW) 무대에 오릅니다. 9월 한가위 LA 축제의 일환으로 총 세 차례 진행되고, 장소는 인터컨티넨탈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누가 나오느냐보다 자리의 성격입니다. 아주경제 보도에서 현지 공연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두고 "주로 카지노 중심으로 이뤄지던 한국 가수 공연의 기존 흐름을 넘어, 5성급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품격 높은 디너쇼 문화를 새롭게 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라이브 무대와 파인 다이닝을 한자리에 묶는 형식입니다.
같은 노래를 불러도 관객이 앉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일반 공연장 객석은 무대를 향해 줄지어 놓이지만, 디너쇼는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와 함께 봅니다. 티켓이 공연 한 편이라기보다 저녁 한 자리를 사는 쪽에 가까워지는 겁니다. 표를 알아보고 있다면 좌석이 테이블 단위인지, 식사가 포함되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공연 시간보다 그쪽이 값을 가릅니다.
함께 서는 네 사람
기획은 프로듀서 박선주가 총괄했습니다. 김용필과 함께 장민호, 천록담, 나태주가 무대에 오릅니다. 박선주 프로듀서는 "트롯은 현재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성인가요의 대명사"라며 "아이돌, 프로듀서, 아나운서, 태권도 국가대표 등 각자의 길을 걸어온 네 사람이 하나의 무대에 서는 특별한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습니다. 출발점이 제각각이라는 점이 곧 섭외의 기준이었던 셈입니다.
포스터도 트로트 공연의 익숙한 그림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1970년대 뉴욕을 연상시키는 배경에 턱시도 차림으로 찍었고, 촬영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지정 사진작가인 지영빈 감독이 맡았습니다. 지난 13일에는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이번 공연을 알리는 영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김용필은 이 무대를 위해 트로트뿐 아니라 팝과 재즈, 라틴 음악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주 앞, 부산에서는 연극이 붙습니다
미국에 건너가기 전 9월 12일과 13일 오후 4시, 부산 소향씨어터 우리은행홀에서 '2026 김용필 콘서트 뷰티풀 라이프 - 부산'이 먼저 열립니다. 지난 4월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연 첫 단독 콘서트의 앵콜 무대입니다.
이쪽도 노래만 부르는 자리가 아닙니다. 장기 공연 중인 연극 '뷰티풀 라이프'를 음악 무대에 접목한 '뮤직드라마 콘서트'로, 김용필이 직접 연극 관계자들을 만나 전체 구조를 짜고 실행까지 맡았습니다. 서울 공연에서는 대표곡 못지않게 코믹 연기와 댄스가 화제였습니다. 부산 무대에서는 '포도밭에서', '귀소본능', '나와 같이 늙어가 주오' 같은 대표곡에 부산을 주제로 한 레퍼토리가 더해집니다.
서울 공연 뒤 5개월 만에 앵콜이 잡힌 것 자체가 반응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공연계 관계자는 스포츠동아를 통해 "단순한 가창 중심의 공연을 넘어 연극적 서사를 음악과 결합한 신선한 시도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번으로 흐름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호텔 디너쇼라는 형식은 이번 공연 한 건의 기획입니다. 여기서 곧바로 미국 내 한국 가수 공연의 무대가 통째로 옮겨 갔다고 말하기는 이릅니다. 카지노 공연이 사라진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형식이 자리를 잡는지는 이번 세 차례 객석이 어떻게 찼는지, 그리고 뒤이어 같은 형식의 공연이 또 잡히는지를 보면 드러납니다.
김용필은 20년 가까이 방송기자와 리포터, 아나운서로 일하다 2023년 TV조선 '미스터트롯2'에서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중저음으로 불러 '낭만가객'이라는 별명을 얻고 본업을 바꿨습니다. 지난해 정규앨범 '사계'를 낸 뒤로는 가수 활동과 함께 공연 기획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9월의 두 무대는 그 참여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참고
- 미디어파인, 톱스타뉴스, 데일리안, 아주경제,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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