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경기 화성 앞바다에 공군 전투기 한 대가 떨어졌습니다. 조종사 두 명은 비상탈출에는 성공했지만, 낙하산 밧줄에 엉켜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이들을 구한 건 근처 김 양식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근로자들이었고, 법무부는 이번 주 이 사연에 이례적인 화답을 내놓았습니다.
3줄 요약
1. 추락한 조종사를 구한 건 스리랑카 근로자들이었습니다
2. 구조는 2022년, 체류자격 변경은 2026년 8월입니다
3. 제도가 바뀐 게 아니라 개별 공로를 인정한 결정입니다
화성 앞바다에서 있었던 일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2022년 8월 12일 벌어졌습니다. 화성시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F-4E 전투기 한 대가 엔진 화재로 서해상에 추락했습니다.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에 성공했지만 추락 여파로 크게 다쳤고, 낙하산 밧줄에 뒤엉켜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순간 사고 지점에서 가까운 제부도 인근 김 양식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국적 근로자들이 전투기에서 나는 연기를 보고 곧바로 추락 상황임을 직감했습니다. 이들은 배를 몰아 낙하 지점까지 약 500m를 이동했고, 선장과 함께 김 양식에 쓰던 도구로 밧줄을 끊어 조종사들을 구출했습니다. 그날 사람을 살린 건 구조 장비가 아니라 매일 쓰던 작업 도구였습니다.
이들은 2022년 4월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입국해 국내에서 근무하던 근로자였습니다. 조종사를 구한 건 정해진 업무가 아니라, 일하던 중 우연히 마주친 위급 상황에서 나온 선택이었습니다. 구조 이후에도 신분이 바로 바뀌지는 않은 채, 같은 자격으로 계속 일해왔습니다.
E-9으로 들어와 E-7-4로 바뀌었습니다
먼저 짚어둘 게 있습니다. 이번 8월에 체류자격이 바뀐 사람은 디립 씨와 짜투랑가 씨 두 명입니다. 구조에 함께한 스리랑카 근로자는 이들 말고도 더 있었고, 2026년 5월 20일 '세계인의 날' 공군참모총장 감사장은 구조에 참여한 이들이 함께 받았습니다. 이번 결정은 그 가운데 아직 자격이 바뀌지 않은 두 사람에 대한 조치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제도가 이렇게 바뀌었다"가 아니라 "이 사람들에게 이런 판단이 내려졌다"로 읽어야 합니다.
2026년 8월 21일, 법무부는 두 사람에게 숙련기능인력(E-7-4) 체류자격을 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갖고 있던 E-9 비전문취업 자격은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출국해야 하는 자격입니다. 반면 E-7-4는 국내 산업 현장에서 숙련도를 쌓은 외국인 근로자가 더 오래,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만든 자격입니다. 둘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E-9 (기존) | E-7-4 (변경 후) |
|---|---|---|
| 성격 | 비전문취업 | 숙련기능인력 |
| 체류 | 기간 만료 후 출국 | 장기 정주 가능 |
| 이번 근거 | — | 국익 기여 특별공로 |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위험에 처한 조종사를 구조한 행위를 대한민국 국익에 기여한 특별한 공로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상 요건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체류자격을 변경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통상보다 완화된 기준. 이 한마디가 이번 조치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정해진 절차를 그대로 밟은 게 아니라, 사안을 따로 들여다보고 내린 결정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무엇이 바뀌고, 무엇은 그대로인가
바뀐 것은 두 사람의 신분입니다. 기간이 차면 떠나야 했던 자리에서, 계속 머물며 일할 수 있는 자리로 옮겨갔습니다.
그대로인 것은 제도입니다. 고용허가제 전반이 바뀌었다고 읽을 근거는 없습니다. 법무부가 밝힌 건 이 두 사람의 구체적인 공로에 대한 판단이었을 뿐, E-9으로 입국한 근로자 전체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졌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제 외국인 근로자도 장기체류가 쉬워졌다"고 옮겨 말하면 사실과 다릅니다.
앞으로가 궁금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위해 특별한 기여를 한 이들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어떤 행위가 '특별한 기여'에 해당하는지, 몇 건이나 인정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사연을 들었을 때 이번처럼 될 것이라 넘겨짚지 말고, 그때마다 발표된 근거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번 결정이 남긴 건 제도의 변경이 아니라 하나의 선례입니다. 화성 앞바다에서 있었던 구조 행위 하나에, 4년이 지나 국가가 답을 내놨다는 사실입니다. 그 답이 다음 사람에게도 똑같이 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참고
- 경기일보, 연합뉴스, 한국경제, 신아일보, 아시아경제, 더팩트, 로이슈, 월드장애인사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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