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에 수주 소식이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2026년 8월 25일 · 한국

두산에너빌리티가 오만에서 9300억 원짜리 발전소 공사를 따냈습니다.

같은 날 일본 기업과는 새 사업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고, 한 달 전 중국에서 딴 원전 부품 계약도 이 시점에 다시 기사로 돌았습니다.

이런 소식이 왜 이렇게 자주, 여러 나라에서 한꺼번에 들려오는 걸까요.

3줄 요약
1. 오만 미스파 발전소를 9300억 원에 수주했습니다
2. 중동에서만 지난해부터 6조 원에 육박합니다
3. 수주는 매출이 아니라 몇 년 뒤 일감입니다

발주처가 세 나라에 걸쳐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8월 21일 오만 미스파(Misfah)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금액은 약 9300억 원입니다.

발전소는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곳에 들어섭니다. 발전 용량 1700메가와트(MW), 준공 목표는 2029년 4월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시공 전문기업 셉코3(SEPCO-3)와 컨소시엄을 꾸려 설계·조달·시공을 한꺼번에 맡는 EPC 역무를 담당하고, 핵심 설비인 스팀터빈과 발전기도 직접 만들어 공급합니다.

눈여겨볼 곳은 발주처입니다. 카타르 네브라스파워, 아랍에미리트 EUDC, 오만 바흐완인프라서비스가 함께 발주했습니다. 오만에 짓는 발전소인데 돈을 대는 쪽은 세 나라에 걸쳐 있습니다. 중동 발전 사업이 국경을 넘어 굴러가는 방식이고, 한 나라에서 이름이 알려지면 다음 나라 명단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해부터 중동에서만 6조 원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5년 2월 카타르 피킹 유닛(2900억 원), 3월 사우디아라비아 루마1·나이리야1(2조2000억 원)과 PP12(8900억 원), 6월 베트남 오몬4(9000억 원)로 이어졌습니다. 오만에서는 두큼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미스파까지입니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중동에서 따낸 금액만 6조 원에 육박합니다.

회사가 밝힌 이유도 같은 방향입니다. 이현호 두산에너빌리티 Plant EPC BG장은 "사우디와 카타르 등 인근 중동 국가에서 보여준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과 차별화된 전략이 이번 수주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쪽 설명이라 그대로 받을 일은 아니지만, 발주처 명단에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기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그 설명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계약과 MOU는 다릅니다

일본 건은 성격이 다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바라 엘리엇 에너지(Ebara Elliott Energy)와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용 가스터빈 구동 원심압축기를 함께 개발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습니다. 발전소를 짓는 계약이 아니라, 앞으로 같이 만들어 보자는 약속입니다. 상용화 준비 목표는 2028년 초입니다.

MOU는 금액도 없고 이행 의무도 없습니다. 수주 기사와 나란히 실리면 같은 무게로 읽히기 쉬운데, 실제로 매출이 되기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훨씬 많습니다. 발전용에 쓰던 가스터빈을 LNG 플랜트 설비로 넓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방향은 분명하지만, 지금 손에 쥔 것은 개발 합의입니다.

중국 원전 부품 건도 시점을 봐야 합니다. 산둥성 라이양 원전 5·6호기에 들어가는 증기발생기용 초대형 단조품 채널헤드 4개와 튜브시트 4개를 2029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인데, 발표는 지난 7월이었습니다. 8월에 다시 기사가 돈 것이지 새 계약이 아닙니다. 이 부품은 지름 약 5m, 개당 최대 130톤으로 창원 공장의 1만7000톤급 프레스로 만듭니다.

수주잔고 90%를 채웠다는 말의 뜻

매일일보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올해 수주잔고 29조 원 전망치의 90%를 채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주잔고는 계약은 맺었지만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일감입니다. 지금 나오는 계약들이 이번 분기 실적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나뉘어 반영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수주 소식과 분기 실적표는 따로 봐야 합니다.

수주가 늘었다고 모든 지표가 함께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데일리연합은 대규모 수주에도 매출채권이 늘고 회계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구체적인 수치와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확인할 곳은 기사 제목이 아니라 다음 실적 발표입니다.

이번 주 나온 소식은 확정된 수주 하나, 개발 합의 하나, 지난달 계약의 후속 보도 하나입니다. 세 가지가 같은 크기로 보이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다음에 나올 숫자는 수주액이 아니라 실적표일 겁니다.

참고

  • 글로벌이코노믹, 연합인포맥스, 이코노미스트, 더구루, 일렉트릭파워, 에너지안전신문, 데일리연합, 매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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