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tvN STORY '이호선 상담소'에 한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서른네 살 아들은 어머니와의 관계 자체가 버겁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상담가가 내놓은 처방은 "3년간 연락을 끊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라"였습니다.
3줄 요약
1. 상담가는 3년간 연락을 끊으라고 조언했습니다
2. 아들의 자율성 점수는 19점이었습니다
3. 이 가족의 검사 결과에 근거한 처방입니다
"차라리 고아였으면"—무슨 사연이었나
지난 18일 방송에는 서른네 살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출연했습니다. 아들은 "엄마가 원하는 아들이 되려고 했는데 이제는 지쳤다"며 관계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동안 고민을 털어놓지 않은 이유도 밝혔습니다. "엄마도 힘든데 내가 짐이 될까 봐 그랬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쪽에서 보면 갑작스러운 변화였습니다. 생일과 어버이날은 물론 친척들의 기념일까지 빠짐없이 챙기던 아들이었는데 최근 들어 달라졌다며, 어머니는 서운함을 드러냈습니다. 아들의 침묵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온 결과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아들의 상처는 어린 시절부터 쌓여 있었습니다. 부모는 자주 다퉜고, 형에게 맞는 일이 있어도 크게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잔병치레가 잦았던 자신 때문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해, 초등학교 2학년 무렵부터는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이를 혼자 삭였다고 합니다. 힘든 일이 생겨도 누군가에게 기대는 법을 따로 배우지 못했던 셈입니다.
결정적인 장면은 세 살 무렵이었습니다. 물에 빠진 아들을 두고 어머니가 먼저 물 밖으로 나와 도움을 요청했던 일입니다. 훗날 이 이야기를 나누며 어머니는 "내가 죽을 것 같아 나왔다. 아이는 또 낳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합니다. 이호선 상담가는 이 발언을 두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됐을 이야기"라며, 어머니의 솔직함이 아들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았을 가능성을 짚었습니다.
자율성 19점, 반사회성은 높게
상담 전에 진행한 인성검사 결과도 두 사람의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이런 검사는 대개 100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고, 50점 안팎이 보통 수준입니다. 아들의 자율성 점수는 19점이었습니다.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을 돌보는 힘이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는 뜻입니다. 반사회성 점수는 오히려 높게 나왔습니다. 남에게는 많은 것을 내주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지키지 못하는 상태가, 숫자로 드러난 셈입니다. 어머니 쪽 검사에서는 타인의 고통을 알아차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호선 상담가는 이 결과를 근거로 아들이 "혼자 소진되고 지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늘 웃는 얼굴로 가족을 챙겨온 아들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 쓸 힘은 남아 있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의 검사 결과를 나란히 놓고 보면, 아들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도 어머니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점도 드러납니다. 어머니는 그제야 "아들에게 짐을 떠넘긴 것 같다"며, 어린 아들이 자신이 우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 말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봤습니다.
"엄마를 달래지 말라, 3년만 이기적으로 살자"
상담 말미, 이호선 상담가는 예상 밖의 처방을 내놓았습니다. 아들에게 "3년간 어머니와 연락을 끊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라"고 조언한 것입니다. "아들이 계속 웃는 이유를 알겠다. 어릴 때부터 울면 안 됐던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인상적인 장면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자 아들은 이번에도 어머니를 달래려 했습니다. 이호선 상담가는 이를 제지하며 "엄마를 달래지 말라. 3년만 이기적으로 살자"고 말했습니다. 타인을 살피는 습관이 몸에 밴 아들에게는, 그 자리에서조차 자신의 감정보다 어머니를 먼저 챙기는 것이 익숙한 반응이었던 셈입니다. 상담가가 막아선 지점이 바로 그 반사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이번 사연에서 눈여겨볼 만한 건 이 대목입니다. 상담가가 막은 것은 화해가 아니라, 자기 감정을 미뤄두는 몸에 밴 반응 쪽이었습니다.
이 조언은 이 가족의 검사 결과와 상담 과정에 근거해 나온 처방입니다. 관계가 버거운 모든 경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대화를 더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때로는 거리를 두는 것 자체가 회복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가족을 오래 챙겨온 사람일수록, 정작 자신이 지쳤다는 사실은 가장 늦게 알아차립니다. 자신이 어느 쪽인지 가늠해보고 싶다면, 상대가 힘들어할 때 내 감정을 뒤로 미룬 적이 최근에 몇 번이나 있었는지 세어보는 편이 빠릅니다. 그 횟수가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많다면, 방송 속 조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실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부터 확인해보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
- 동아일보, OSEN, 톱스타뉴스, 국제뉴스, 뉴스엔, 엑스포츠뉴스, 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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