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학교에서 부르카와 니캅 등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급별 비이탈리아 국적 학생 비율에도 상한을 두겠다는 구상은 이주민 통합과 교육 접근권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두 정책 모두 확정된 시행 결과가 아니라,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이라는 점입니다.
3줄 요약
1. 멜로니 총리가 학교 규제 강화를 추진했습니다
2. 학급별 상한은 최대 30%안이 거론됐습니다
3. 발표와 실제 시행은 구분해 볼 일입니다
학교 안 얼굴가림 금지, 정부의 입법 구상
멜로니 총리는 자신의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 청년 행사에서 학교 내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르카와 니캅은 얼굴 대부분 또는 전부를 가리는 이슬람권 복장으로, 이번 구상은 학교에서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웁니다.
독일 일간지 벨트와 빌트 보도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전통을 이유로 젊은 여성이 자신을 가리도록 결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히잡처럼 머리카락을 가리는 복장까지 금지 대상이라는 내용은 제시된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이탈리아 교육기관에서 히잡 착용은 허용된다고 전했습니다.
이 사안은 학교 규칙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 표현과 학생의 교육권이 만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총리의 발언만으로 이미 모든 학교에서 금지 조치가 시행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외국인 학생 30%’가 아니라 언어 지원 대상 논의
멜로니 총리는 학급당 외국 국적 학생 수를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FAZ 보도에서 언급된 상한은 학급과 학교 전체에서 최대 30%입니다. 이탈리아 교육부는 2010년에도 비슷한 제한을 권고했으며, 정부는 이를 법률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 수치를 모든 외국 국적 학생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보도의 설명과 차이가 있습니다. FAZ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어를 구사하는 학생은 대상이 아니라, 이탈리아어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신규 입국 학생을 가리키는 ‘NAI’가 규제 대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연합 회원국 출신 학생은 EU 법에 따라 외국인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멜로니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한 학급에 많이 모이면 통합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통합에 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부모에게 이탈리아어 학습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미 존재한 권고를 법으로 만들 수 있나
FAZ에 따르면 이탈리아 학생 약 800만 명 가운데 이탈리아 국적이 아닌 학생은 93만1천 명 이상이며, 비율은 11.6%입니다. 이들 가운데 약 3분의 2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아직 국적을 얻지 않은 학생입니다. 숫자만으로 학교 현장의 언어 지원 필요성을 곧바로 재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교육자와 학교장들은 상한을 넘긴 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내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거주지에서 먼 학교로 이동해야 할 수 있고, 특정 지역 학교에 학생이 집중된 상황도 있기 때문입니다. 베네치아 인근 메스트레의 한 초등학교와 트리에스테 인근 몬팔코네의 일부 학교는 외국 출신 학생 비율이 높아 논쟁 사례로 언급됐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국적 비율’ 자체보다 언어 능력이 부족한 신규 입국 학생을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지원할지입니다. 정부의 구상이 내각 논의와 입법 절차를 거쳐 어떤 내용으로 정리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