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먹다 남은 반찬을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오늘 꺼내보니 냄새가 이상합니다.
분명히 차가운 데 있었는데 왜 이럴까요.
3줄 요약
1. 냉장고는 세균을 죽이지 않고 늦춥니다.
2. 냉장 5도 이하, 채우는 건 70%까지.
3. 우리 집 냉장고 온도를 한 번 재보세요.
멈춘 게 아니라 느려진 겁니다
냉장고에 넣으면 음식이 안전해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세균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번식 속도가 느려질 뿐입니다.
그 속도를 정하는 게 온도입니다. 식품안전나라 기준으로 냉장은 5도 이하, 냉동은 영하 18도 이하입니다.
그래서 5도가 안 지켜지면 냉장고 안에서도 상합니다. "차갑게 느껴진다"와 "5도 이하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5도가 깨지는 두 자리
문 쪽 선반. 여닫을 때마다 바깥 공기가 가장 먼저 닿는 곳입니다. 여름에는 실내가 30도 가까이 되니 그 온도 차가 그대로 들이칩니다. 상하기 쉬운 것을 여기 두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우유를 문 쪽 칸에 두시는 분이 많습니다. 자리가 딱 맞아서 그런 건데, 하필 우유가 온도에 민감한 축입니다.
꽉 찬 냉장고. 찬 공기는 안에서 돌면서 온도를 고르게 만듭니다. 빈틈없이 채우면 그 순환이 막혀서 안쪽 어딘가는 5도를 넘습니다. 식약처는 전체 용량의 70% 정도까지만 채우라고 안내합니다.
냉동실은 반대로 채울수록 좋다는 말이 도는데, 냉장실에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어느 칸에 넣을지
식약처가 안내하는 식품별 보관 온도입니다.
| 식품 | 적정 온도 |
|---|---|
| 어패류·닭고기 | 0 ~ 3도 |
| 소·돼지고기 | 1 ~ 3도 |
| 우유·유제품 | 3 ~ 4도 |
| 채소 | 4 ~ 7도 |
| 과일 | 7 ~ 10도 |
냉장고 한 대 안에서도 위치마다 온도가 다릅니다. 대체로 안쪽 아래가 가장 차갑고 문 쪽이 가장 미지근합니다.
그래서 생선과 고기는 안쪽 깊숙이, 과일과 채소는 서랍칸에, 문 쪽에는 잼이나 소스처럼 좀 두어도 괜찮은 것을 두는 게 맞습니다. 이 순서가 뒤집힌 냉장고가 의외로 많습니다.
남은 음식은 시간이 걸린 문제입니다
식약처는 조리한 음식을 2시간 안에 먹거나 냉장 보관하라고 안내합니다. 여름에 식탁에 두 시간 올려둔 국은 이미 그 선을 넘은 겁니다.
식히겠다고 오래 두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얕은 밀폐용기에 나눠 담는 쪽이 낫습니다. 깊은 냄비째 넣으면 가운데가 식는 데 몇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냉장고 전체 온도도 올라갑니다.
넣은 뒤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같은 보도에서 인용한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기준은 냉장 3~4일, 냉동 3~4개월입니다.
다시 데울 때는 74도 이상에서 1분 이상입니다. 겉만 미지근하게 데우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얼린 걸 녹일 때가 제일 위험합니다
냉동실에서 꺼내 싱크대에 올려두고 외출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가장 피해야 할 방법입니다.
겉은 이미 녹아서 실온이 되는데 속은 아직 얼어 있습니다. 그 상태로 몇 시간이 지나면 겉면에서만 세균이 자랍니다. 식약처는 상온 해동 대신 전자레인지를 쓰라고 안내합니다. 시간이 있으면 냉장실에서 천천히 녹이는 쪽이 낫고요.
한 번 녹은 것을 다시 얼리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녹는 동안 늘어난 세균은 다시 얼려도 그대로 남습니다.
애초에 나눠서 얼려두면 이 고민이 줄어듭니다. 고기 한 근을 통째로 넣지 말고 한 끼 분량으로 나눠 담으라는 것도 식약처 안내에 들어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꺼내면 다시 얼릴 일이 없습니다.
오늘 해볼 것 세 가지
온도계를 한 번 넣어보세요. 냉장고 표시 온도는 센서가 있는 한 지점의 값입니다. 문 쪽과 안쪽이 다를 수 있고, 그 차이는 재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몇천 원짜리면 됩니다.
칸을 다시 짜보세요. 안쪽에 고기와 생선, 문 쪽에 소스류. 자리만 바꿔도 상하는 빈도가 달라집니다.
날짜를 적어두세요. 반찬통에 마스킹테이프 한 조각이면 3~4일을 세는 문제가 사라집니다. 냄새로 판단하는 것보다 정확합니다.
냉장고를 믿는 게 아니라 온도를 믿는 것입니다.
전기를 아끼려고 온도를 올려두셨다면 여름에는 다시 내려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상해서 버리는 음식값이 더 큽니다.
참고자료
- 파이낸셜뉴스 "먹다 남은 음식 '이렇게' 보관하지 마세요"…식중독 막는 법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우리집 냉장고 보관온도가 궁금해졌다
- 식품저널 식약처가 안내하는 유통과 소비단계별 냉장·냉동식품 취급방법
- 식품의약품안전처 여름철 올바른 냉장고 사용법
온도 기준과 보관 요령은 위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특정 식품의 보관 가능 기간은 상태와 조리 방법에 따라 다르므로, 이상이 느껴지면 드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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