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국방부에 날짜를 하나 붙여 요청했습니다.
2028년 중순까지 광주 군공항 기능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공항을 받아줄 곳과의 협의는 아직 첫 단계에서 멈춰 있습니다.
왜 이 부지를, 왜 그때까지일까요.
3줄 요약
1. 광주 군공항 터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입니다
2. 국방부에 2028년 중순 임시 이전을 주문했습니다
3. 관건은 무안군의 선정위 복귀 여부입니다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공항이 먼저 비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0일 청와대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 이었습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일본 구마모토에 못지않은 속도로 집행됐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함께 나왔습니다.
문제는 그 터입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확정된 곳이 지금 광주 군공항이 쓰고 있는 땅입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 위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임시 배치라는 방식입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 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으로 임시 배치해서 광주 군공항 부지가 반도체 산업 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새 군공항을 다 짓고 나서 옮기는 게 아니라, 일단 기능부터 다른 기지로 빼놓자는 뜻입니다. 여기에 더해 임시 배치 이전이라도 군공항 인근 부지에 산단을 먼저 착공해달라는 주문까지 붙었습니다. 절차를 하나씩 밟지 말고 동시에 돌리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왜 하필 무안군이 열쇠를 쥐고 있나
군공항 이전에는 받아줄 곳이 필요합니다. 국방부는 올해 4월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예비 이전 후보지로 정했습니다.
예비 후보지 다음 단계가 이전 후보지 지정이고, 그걸 정하는 자리가 이전 후보지 선정위원회입니다. 그런데 이 회의가 두 번이나 열리지 못했습니다.
무안군이 3대 선결 조건 이행을 요구하며 6월과 7월 회의에 잇따라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날짜를 붙이든 말든, 받는 쪽이 회의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절차 자체가 멈춥니다.
여기서 알아둘 것이 군공항 이전의 기본 구조입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은 '기부 대 양여' 방식입니다. 새 군공항을 지어서 국방부에 기부하고, 대신 기존 군공항 부지를 넘겨받아 개발하는 것입니다.
돈의 흐름이 여기서 갈립니다. 넘겨받은 옛 부지가 팔려야 이전 사업비도, 무안 지역에 줄 지원금도 나옵니다. 안 팔리면 약속한 돈이 줄어듭니다. 무안군이 걱정한 지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8월 8일 비공개 회동에서 나온 카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김산 무안군수가 8월 8일 비공개로 만났습니다. 선정위 참석과 무안군 지원 대책을 조율한 자리였습니다.
여기서 특별시가 꺼낸 것이 분양 보증 방안입니다. 부지가 안 팔려도 지원금은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무안군의 우려를 덜어주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단체장이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협력하기로 했고, 무안군의 선정위 참석에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별시는 이달 안에 선정위를 열 수 있을지 국방부와 조율 중입니다.
다만 합의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회동은 조율 단계였고, 선정위가 열려 무안이 후보지로 정해지더라도 그다음에 지원 계획을 구체화하고 주민 의견을 듣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그 대목에서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분양 보증보다 주민을 움직이는 것
주민 설득의 실제 재료는 따로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민간공항 이전 시기, 1조 원 지원, 국가산단 지정을 인센티브 구체화의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세 가지 모두 아직 문장으로만 존재합니다. 언제 옮기는지, 1조 원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국가산단은 어느 범위인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주민 입장에서는 약속의 크기를 가늠할 방법이 없습니다.
분양 보증은 무안군청을 설득하는 카드입니다. 인센티브 구체화는 망운면에 사는 사람을 설득하는 카드입니다. 이 둘은 다른 문제이고, 뒤엣것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시한과 절차 사이의 거리
이번 발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2028년 중순이라는 숫자와 선정위가 아직 안 열렸다는 사실이 함께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향후 1년을 골든타임이라고 했습니다. 전력·용수 공급 계획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국회와 소통해 관련 법령 제정과 개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첫 단추인 이전 후보지 지정조차 아직입니다. 날짜는 위에서 나왔고, 절차는 아래에서 지역 주민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이 사업의 실제 속도를 결정합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뉴스 헤드라인의 연도가 아니라 이달 안에 이전 후보지 선정위가 열리는지입니다. 그 회의가 열리고 무안이 이전 후보지로 지정돼야 다음 절차가 시작됩니다. 지원 대책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나오는지도 함께 볼 대목입니다.
날짜는 의지를 보여주지만, 절차를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참고
- 경향신문, 뉴스1, 연합뉴스
태그 #광주군공항 #군공항이전 #호남반도체클러스터 #무안군 #이재명대통령 #반도체클러스터 #메가프로젝트 #광주뉴스 #전남뉴스 #무안공항 #기부대양여 #반도체산업단지 #국방부 #지역균형발전 #전남광주특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