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저녁,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의 하늘에서는 달이 금성을 잠시 가리는 금성 엄폐가 일어났습니다.
같은 시간 달과 금성을 봤더라도, 어떤 곳에서는 금성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장면을 볼 수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두 천체가 가까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달이 금성을 가린 사건은 왜 관측 장소에 따라 이렇게 다른 모습이 됐을까요.
3줄 요약
1. 달이 금성을 가린 현상이 9월 14일 발생했습니다
2. 서부 수마트라는 완전 관측 조건이 좋았습니다
3. 가까이 보인다고 모두 엄폐는 아닙니다
달이 지구와 금성 사이를 지나간 순간
금성 엄폐는 달이 지구와 금성 사이를 정확히 지나가며, 달의 원반 뒤로 금성이 일시적으로 가려지는 현상입니다. 보스차 천문대의 설명을 인용한 CNN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금성은 가려지기 전 달의 가장자리 가까이에 보이다가 달에 의해 잠시 숨겨집니다. 겉으로는 일식 직전처럼 천체 하나가 다른 천체의 가장자리에 바짝 다가서는 장면과 닮았습니다.
이번 현상에서 초승달 곁의 밝은 점은 별이 아니라 금성이었습니다. 금성은 지구에서 흔히 ‘샛별’로 불리지만, 이 날의 핵심은 밝은 점 자체가 아니라 달이 그 앞을 지나며 시야를 가렸다는 데 있습니다. 두 천체가 가까이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엄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수마트라와 자바에서 보이는 장면이 달랐습니다
완전한 엄폐는 인도네시아의 일부 수마트라, 서부 자바, 서칼리만탄 일부에서만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관측 조건은 지역마다 더 세밀하게 갈렸습니다. 템포는 서부 수마트라가 금성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전 과정을 보기 좋은 지역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자바 일부와 서칼리만탄에서는 관측이 어렵거나 매우 어려운 조건으로 분류됐습니다. 금성이 달 뒤에서 다시 나올 무렵 이미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 재등장을 보기 어려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당과 람풍처럼 남쪽으로 갈수록, 또 자카르타와 반둥 같은 자바 지역에서도 이 문제가 커졌다고 합니다.
이 차이는 천체가 지역별로 다르게 움직여서가 아니라, 관측자가 서 있는 곳에 따라 바라보는 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생깁니다. 같은 엄폐라도 지역에 따라 전 과정을 보거나 일부만 보거나, 엄폐 없이 달과 금성이 가까이 있는 합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서쪽 낮은 하늘이 관측의 변수였습니다
현상은 해가 진 뒤 서쪽 하늘에서 약 19시 30분부터 20시 43분까지 진행됐습니다. 장소에 따라 시간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템포가 든 예시인 반다아체에서는 금성이 19시 29분에 사라지고 71분 뒤인 20시 41분에 다시 나타날 것으로 제시됐지만, 재등장 때 금성의 고도는 지평선 위 2.8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현상은 망원경 유무보다 서쪽 지평선이 트여 있는지, 날씨와 대기 상태가 좋은지가 중요했습니다. 육안으로도 볼 수 있는 현상이었지만, 낮은 고도 탓에 관측 가능한 지역 안에서도 실제로 어느 장면까지 보이는지는 달랐습니다. 달과 금성이 만든 초승달·밝은 점의 조합은 같아도, ‘가려짐’을 봤는지는 관측 위치가 결정한 셈입니다.